(영화 ‘위커 파크’)
사랑이란 인간의 가장 복잡한 감정과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종교적인 사랑은 오히려 단순하고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첫눈에 빠졌다.”는 식의 에로스적인 사랑은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와도 같이 변덕스럽고 격렬하고 혼란스러우며 때로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들조차, 신들의 왕인 제우스조차 에로스를 지배하기는 커녕 오히려 에로스의 지배를 당해 꼼짝 못하곤 했던 것입니다.
‘위커 파크’란 영화도 에로스의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비록 돌고 돌아 두 사람이 결국은 사랑을 이루는 해피 엔딩의 동화이지만 이 영화는 “사랑과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정당하다. All's Fair In Love And War.”는 전쟁 같은 에로스의 현상을 잘 보여줍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사랑을 이룬 두 사람보다 오히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세 사람에게 연민의 눈길이 갔습니다. 현실에서 에로스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고 그래서 우리의 사랑은 자주 슬프고 괴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신 큐피드(에로스)는 눈을 가린 채 분별없이 사랑의 화살을 마구 쏘아 대고 심지어 그 자신조차 자기 화살에 찔려 비극적인 사랑을 경험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에로스를 성취한 분들이면 천상의 행복을 한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에로스를 성취하지 못한 분들은 신들조차 이루기 힘든 어려운 일이니 실망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에로스의 열망과 흥분을 버린다면 청년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멜로물이지만 스릴러의 요소도 있는 재미있는 영화이니 기회가 되시면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