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조용히 타오른 불

by Everett Glenn Shin

아이의 집 문은 사흘 동안 열리지 않았다.
그 사이 물은 잔잔했다.

넷째 날 저녁,
마을 사람들은 삼거리 초소 앞에 모였다.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모두가 같은 쪽을 보고 있었다.

무당이 말했다.
“물은 값을 치러야 잠잠해진다.”

그 이상은 설명하지 않았다.

도둑은 이미 묶여 있었다.
손목은 뒤로 꺾인 채,
입은 천으로 막혀 있었다.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누군가 말했다.
“저놈이 오고 나서 일이 시작됐어.”

다른 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부표가 준비되었다.
낡은 통나무에 밧줄을 묶고,
그 위에 도둑을 앉혔다.
허리와 가슴에 줄을 감았다. 줄에는 생선기름과 닭기름 등 온갖 기름이 잔뜩 배어 있었다,

마치 일부러 불을 잘 붙게 하려는 듯 했다.

폭죽이 줄과 함께 그의 몸에 묶였다.
의식에 쓰던 것이 아니라,
아이들 잔치에 남은 것이었다.

무당은 작두를 가져왔다.
칼날은 냇가에서 길어온 물에 한 번 담갔다가 꺼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
그들은 둑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도둑은 부표에 묶인 채 물 위에 떠 있었다.
발끝이 간신히 잠겼다.

물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맑았다.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산꼭대기에 걸려 있던 해가 절반 넘게 모습을 감출 때 즈음,

수면에 조금씩 파동이 일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커다란 그림자가 남자를 덮쳤다.

그 순간 그의 허리 춤에 묶여 있던 폭죽이 터지며 불꽃이 그의 몸을 감쌌다.
짧은 섬광이 물 위를 핥고 지나갔다.

마른 피부가 먼저 반응했다.
갈라져 들떠 있던 살갗이 말려 올라갔다.

검게 그을린 가장자리에서 하얀 속살이 잠깐 드러났다가


곧 붉게 타올랐다.

기름이 배어 있던 줄이 먼저 불길을 키웠다.
불은 그의 허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어깨로 번졌다.

썩어가던 손등이 오그라들었다.
갈변해 들떠 있던 피부가
종잇장처럼 말려 떨어졌다.

그는 몸을 비틀지 않았다.

입 안의 천이 타들어가며
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
비명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불길이 번질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붙어 있던 것들이 떨어져 나갔다.
굳어 있던 껍질이 벗겨지는 듯했다.

아래에서 다시 물이 꿈틀거렸다.

물속에서 허여멀건 형체가 스쳤다.
점박이 무늬가 불빛에 잠깐 드러났다.

월남수달이었다.

그것이 부표를 덮치려는 순간,
불꽃이 한 번 더 크게 터졌다.
화염이 수면을 핥으며 번졌다.

수달이 몸을 틀었다.
눈이 번뜩였다.
불빛 속에서 그 눈은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

둑방에서 총성이 터졌다.

연달아,
쉴 새 없이.

탄환이 물을 갈랐다.
물보라가 흩어졌다.

수달은 깊이 몸을 꺾더니
갈대숲 쪽으로 사라졌다.
물은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라앉았다.

불길은 이미 힘을 잃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뒤로 기울었다.

타오르던 피부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물에 닿는 순간, 짧은 증기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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