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그 시선

by Everett Glenn Shin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했다.

무당은 변함없이 개천의 물로 막걸리를 빚었다.
그러나 막걸리의 맛은 예전처럼 시원하지 않았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끝맛에
설명하기 어려운 떫음이 남았다.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 중
탈이 나는 이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 여겼다.
그다음에는 날이 더워서라 했다.
아무도 물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삼거리 부근 둑방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듯
물가의 갈대가 사각거리며 흔들렸다.

갈대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강아지만한 크기의 월남수달이었다.

아직 어려 보였다.
점무늬는 흐릿했고,
눈은 어미와 닮아 있었다.

물가에 가장 가까이 있던 아이 하나가
그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곧장 무당의 거처로 달려갔다.

“또 있어요. 그게… 또…”

무당은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물가를 한 번 바라본 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단다. 아무 일 없을 거야.”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표정도 온화했다.

아이의 숨이 조금씩 고르게 돌아왔다.

아이는 안심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짧게 인사한 뒤 돌아섰다.

무당은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얼굴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아주 잠깐,
그 시선은 멈췄다.

갈대가 다시 흔들렸다.

물은 여전히 조용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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