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시간을 거슬러

6장. 시간을 거슬러

by Everett Glenn Shin

쓰러진 뒤로 나는 몸을 시계처럼 들여다본다. 하루가 아니라, 몸이라는 기계의 흐름으로 시간을 쪼개며 산다. 왼팔은 멈춘 시계처럼 고요하고, 오른손은 부드럽게 움직이며 나를 대신해 작은 일들을 감당한다.

가끔은 그 불균형이 서럽다. 그러나 불편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배운다. 예전 같으면 몇 초 만에 끝날 일이 이제는 몇 분, 혹은 몇 시간이 걸린다. 그 느려진 호흡 속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무심히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본다.

몸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나는 잃어버린 감각을 더듬는다. 움직이지 않는 왼손의 손가락을 만져주며, 언젠가 미약하게라도 반응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강물은 쉽게 거슬러 오를 수 없지만, 물살 속에서도 연어가 오르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상하게도 용기가 난다.

어쩌면 내 시간은 멈춘 게 아니라, 단지 더딘 걸음으로 흘러가는 것인지 모른다. 그 느린 흐름 안에서, 나는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재활병원에서의 하루는 단조롭다. 그러나 그 단조로움 속에서 몸은 조금씩 배워간다. 아침마다 나는 다리에 보조기를 낀 채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두 발로 일어선다. 왼쪽 다리가 힘을 받지 못해, 처음엔 오른발과 지팡이로만 버티듯 서 있었다. 물리치료사가 옆에서 무릎을 받쳐주며 말했다.
“조금이라도 체중을 실어야 해요. 아니면 혼자 걸을 수 없어요.”

나는 이를 악물고 무게를 옮겼다. 무릎이 흔들렸고,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러나 몇 초라도 버티면, 그게 오늘의 성취였다. 처음엔 왼발에 보조기를 끼고 옆에서 치료사가 부축을 해주었는데도 왼쪽 다리에 무게를 싣는 일조차 힘들었다. 몇 달 정도 매일 하루에 몇시간씩 걷고 서고 하는 일을 반복하자 많이 느린 걸음이지만 혼자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혼자 걸어낸 몇 걸음은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 순간이었지만, 내겐 오래 잠겨 있던 강물 위로 얼굴을 내민 뒤의 큰 호흡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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