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 이름모를 닭에게

by Everett Glenn Shin

오늘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치킨을 먹었다.

내 소울푸드인
치킨이
맛이 없을 수 있다니,
충격.

어제 저녁이 부실했다는 핑계로
참으로 오랜만에 주문한 치킨.
공복과 기대를 함께 곁들여
온갖 사이드를 불러모았다.

햄버거 하나를 해치우고
닭다리를 물었는데,

아니다.
내가 알던 그 맛이 아니다.

남은 것은
기분 나쁜 포만감과
과식에 대한 죄책감.

욕심을 반성하고,
맛있게 먹어주지 못한
닭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바친다.

나를 위해 죽어간
한 이름 모를 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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