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콘센트 같은 사람

큰딸의 right person

by 한정희

며칠 뒤, 오랜만에 딸과 아침 겸 커피 타임을 가졌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딸이 이렇게 말했다.


“이젠 내가 어떤 사람이랑 맞는지 명확해진 것 같아.”


결혼회사를 통해 쉽지 않은 만남을 이어가던 딸.

그날은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1. 웨스턴 스타일로 모닝빵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



2. 삶의 에너지가 있는 사람



3. 직업과 학벌보다는 운동을 좋아하고 마음이 열린 사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네가 만남을 통해 네게 맞는 사람을 구체화하는 것, 그게 중요해. 그래야 네 right person이 나타났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지.”


사실 그 순간, 나는 살짝 안도했다.

내가 애써서 추천했던 결혼정보회사의 만남이 헛되지 않음을 딸의 말속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날 출근길, 나는 아침에 쓴 나의 글을 딸에게 보냈다.

잠시 후 도착한 답장.


“맞아. 엄마 말대로, 콘센트 같은 남자를 만나야 해. 어디서든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사람. 콘센트 찾느라 시간 걸리면 안 돼.”


순간 웃음이 터졌지만, 곱씹어 보니 그 안에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었다.

내 옆에 언제나 편하게 존재하며, 필요할 때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


맞다. 나의 큰 딸은 지금 그런 사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만남은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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