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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192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 마쓰이에 마사시

비채


⭐⭐⭐⚡
p7
이혼을 했다.

웃기시네, 마흔여덟 살에 바람 피우다 걸려서 이혼 '당한' 주제에 이혼을 했다라고 (첫문장부터 약을 파는... 아니) 생각하는 오카다 다다시의 짧은듯 아닌듯, 우아한듯 아닌듯 독신 생활기.

작가의 데뷔작인 #여름은오래그곳에남아 를 작년 여름 참 선선하게 읽었다. 여름빛 머금은 처마 밑 풍경 같은 소서ㄹ...

그에 비해 이 책은... 이 책은 약간의 유머를 가미한 중년 아저씨가 이혼을 당하고 자기만의 로망인 오래된 단독주택을 임대해서 우아미를 찾다가 헤어진 불륜 상대를 다시 만나 연애를 재개하고 - 아내를 닮아 미국으로 MBA를 떠난 아들은 사실 '매력적인 게이'였음을 알고서 현기증이 났지만서도 '걔도 나도 전처도 알아서 잘 살거야' 생각하는 찰나 집을 2년 임대해 놓고 미국 자식 곁으로 떠나신 소노다 메아리 여사께서 급히 돌아오시고 이차저차 애인이 치매 초기 아버지와 함께 살던 옆집이 불이 나서 그 땅을 매입하고 '집을 지어보아요 즐겁고 내 마음에 드는 개인의 삶이 보장되는 프라이빗 호옴', 그리하여 노후를 준비하게 되었다... 라는 슬픈 전서ㄹ...

p164
필이 다시 화면에 나타나 내 아들 히사히코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어렴풋이 현기증이 났다. 머릿속에서 갑자기 작은 새가 날개를 파닥였다.

약간 농담 같이 적었지만 마쓰이에 마사시의 문장은 매우 간결하고 투명해서 사각사각 읽힌다. 사각사각 하는 것들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더불어 건축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표현은 담백하다. 담백한 묘미는 그것을 잘 알면서도 솔직한 사람만이 가능한 영역이지 않을까.

p186
"바닥을 높이면 연기가 역류하지 않거든. 아까 그 상태에선 난로 바닥에서 굴뚝의 흡입구까지가 너무 높아서 잘 빨아들이지 못했을 거야."

사실 아마존 재팬의 평이 '매우 좋은' 편이 아니라서 뒤늦게 읽었는데 작가 자신의 매력을 잘 드러냈으면서도 여전히 제도권 바깥의 관계를 소심하게 좋아하는 약간 요상한 취향... 을 재미있는 이혼 당한 남자 오카다 다다시를 통해 재미있게 보여주... 아니 고백한다 ㅋㅋ � 

p26
결혼은 친척을 두 배로 늘리고, 짐을 두 배로 늘리고, 싸움을 네 배로 늘린다. 

p59
이혼은 얄궃게도 내가 차이고 의기소침해지기를 기다린 듯한 타이밍으로 아내가 말을 꺼냈다. "그럼 모를 줄 알았어?" 아내는 말했다.

p40
잘 있어라, 하이힐. 잘 있어라, 자동차.

그리고 오래된 집의 고양이 브레드 메이커 후미가 세상을 떠난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슬픈 일이었다.

p.s. 제가 좋아하는 작가분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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