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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Nov 29. 2018

244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 이현호

문학동네 시인선


⭐⭐⭐⚡
p16 <음악은 당신을 듣다가 우는 일이 잦았다>
한 이름을 흥얼거리다가 보면 다 지나가는 이 새벽
당신의 이름을 길게 발음하면 세상의 모든 음악이 된다.

좋다
시인의 골목으로 넘어가고 싶게 만든다
나만 알고 읽고선 골목 담벼락에 옮겨 쓰고 싶다

연애시를 읊는 외롭고 마른 시인이 무릎을 가슴에 그러안고 마루 아래 디딤돌에 앉아서 닫힌 대문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다.

p15 <밤은 말에게 가려고>
오늘은 슬픔과 놀아주어야겠다. 가끔 등을 밀어주어야 하는, 그네를 타는 슬픔이 내게도 있다. 

뒤로 갈수록 더 좋아진다.
어색하게 흔들리던 진폭이 단정해진다.

p36 <나무그림자점>
나는 흉년인가 보다, 상상만을 죄를 탈곡하는 것 같던 때가 참말 있었던 것이어서.

p88 <밤마음>
병신 새끼. 그렇게 말하려다 그만든다. ㅂ은 쭈그려 앉아 두 팔로 자신을 감싸안은 사람 같고, ㅕ는 누군가를 앉아주려고 뻗은 두 팔 같고, ㅇ은 그냥 슬플 수 있는 밤이다. 신은 언제나 슬펐다.

누가 시가 죽었다고 했을까. 그건 계절이 멈췄기 때문이다. 마음에 환절기가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응집된 시의 감정은 마치 예방접종 같이 환절기를 잠깐 앓게 하고 버티게 해준다. 


p.s. 그러나 Side A라고 명명된 앞의 절반에서 어딘가 어정쩡하고 단단하지 못한 표현들이 어색하다. 매우 사소한 양이지만 그 틈이 아쉬웠다. 아주 조금.

p.s. 여어어어어어어어어ㄹ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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