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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Nov 29. 2018

265 『유령』 - 정용준

현대문학 한국소설


⭐⭐⭐⚡
p28
폭우가, 눈덩이가, 번개가, 곰이, 인간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사자는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아요. 그냥 먹을 뿐입니다. 본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정치인과 청와대 인사를 포함한 12명을 살해한 수감번호 474와 그의 담당 윤의 관계가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 간다.

등록되지 않은, 이름도 없는 474는 신경 이상으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 몸으로 태어난다.

사형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교도소라는 닫힌 공간에서 시작하는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분리하면서 미래가 어찌 될지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한다.

법정의 판단을 받은 후 단절된 공간에서 474는 재생하는 인간이며 시작하는 존재가 된다.

소장이나 박, 최, 안 목사 같은 인물과 달리 윤은 474에게 가치중립적인 인물이며 그의 태도는 그대로 독자의 시선이 된다.

윤을 통해 474라는 사람의 미지의 과거가 밝혀지고 33세 신해준이라는 이름이 드러나고 사형에서 구해 달라는 어귀에 이르게 되면 소설은 오히려 멀어진다.

드러나는 사형수의 인생, 누나, 어머니와 아버지, 그에게 던지는 윤의 목소리까지 그가 신해준이라는 어떤 인간으로 조형되는 것은 그를 결국 어떻게 해버린다는 것의 모호함을 가중시킨다.

유령이 과연 있느냐 없느냐 - 라고 묻는 질문도 어떤 대답도 인식의 한계이며 논리적인 불가능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있다와 없다 사이에 존재하는 영역을 모른척 할뿐 거기에서 살고있다.

p80
네 느낌을 믿어야 해. 이게 긴장이구나. 이게 불안이구나. 알아야 해. 이상한 기분이 들면 그냥 넘어가지 마.

p.s. 민음사에 이어 현대문학이 공격적으로 경장편 시리즈를 내고 있는데 아르테에서도 경장편을... 시리즈가 흥 하려면 #한국이싫어서 나 #82년생김지영 같은 이슈작이 있어야 하는거 같음요. 어쨌든 근 한국문학의 경향은 #경장편시리즈 인데 핀 시리즈가 모으는 맛(?)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책등이 제일 비슷하거등요.

p.s. 시리즈 8번은 #김금희 님






















#유령 #정용준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시리즈 #한국소설 #경장편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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