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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10. 2016

자기 앞의 生을 사랑해야 한다

174, 16-29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 모모



이 책에 가득 담겨있는 온갖 역설과  아이러니가 모모의 마지막 한 마디에 엄청난 무게로 사무친다.

p311
사랑해야 한다.


300페이지의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가 이 한 마디를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누군가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르고 이의에 똑똑한 대답을 못하게 되더라도... 그렇다. 

책을 다 읽고 바로 '사랑해야 한다'의 의미가 떠오르진 않았다. 
그냥 마지막 두 페이지를 세번이고 네번이고 다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해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잘못 읽어서도 아닌데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나서 모모의 마지막 말인 '사랑해야 한다' 앞에 안 보이게 숨어있는 이 책의 제목이 보였다.

'자기 앞의 생生'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나니 책을 읽으며 유쾌하고 통쾌하게 해준 수많은 문장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모모가 우산친구 '아르튀르'를 이야기하다 난데없이 뱉어낸 '사랑해야 한다.' 
이 한마디에 모든 다른 말들이  돌멩이가 됐다.


모든 세상의 편협함과 불합리, 그걸 배짱있게 꼬집은 모든 생각이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가 벌인 최후의 연금술에 묻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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