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호의
내 방에는
쓰레기도 있고 화분도 있다
흩어진 머리카락도 있고 꽂힌 빗도 있다
십수년째 친구의
시댁 어른 한분이 돌아가셨다
마음 한구석이 아닌
본심에서부터
조금이나마 편해질
친구의 시댁받이에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것 같다'라는
말을 보내고나서
친구간에라도 무례했다는
생각이 일견 들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친구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앞으로도 변치않을 단편의 결론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견디려면 그들의 영혼에 어느 정도 자비심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낮은 수준의 구체적인 고통이 따랐다. <고요의 바다에서>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