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대전이 끝나고 발간된 소설로 기존 질서와 기존 지식, 사상에 대한 회의를 토해내고 새로운 세계로의 진전을 요구하고 있다.
기독교의 죽음, 신의 죽음에 대하여는 니체의 사상과 결을 같이 하지만 '카인의 표적'과 특정 지식만을 기계적으로 교육하는 방식이 아닌 문답을 통한 암시와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입맞춤은 일종의 남성간 관계를 선망하기도 했던 그리스 철학을 떠올리게 했다.
싱클레어가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빛을 발견하는 장면은 마치 한차원 높은 이상의 세례를 받는 듯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기독교 절대주의와 기존 기득권의 결정론적 지식이 한번이 아닌 두번, 그것도 매우 거친 세계대전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깨졌다는 것. 마술적 리얼리즘은 아니지만 진전과 변혁의 기치라는 것이 얼마나 찬란한 것들인가를, 컴컴한 알의 깨지는 틈으로 새어 나오는 빛만으로도 얼마나 눈 부시는지를...
표지사진의 먼데를 향한 헤세의 시선이 멀고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