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추운 날, 아는 맛, 맛있는 맛
자신의 경험이 그려진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독살'의 여왕이라 불렸던 애거서 크리스티, 자신의 무대인 홍콩을 배경으로 한 <13.67>의 찬호께이, 소설이 자기 자신이었던 헤르만 헤세처럼 현직 판사인 도진기 작가가 가장 반짝일 수 있는 무대는 법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던 책입니다.
법정이 아닌 법의 이면에서 활약하는 변호사 탐정인 고진이 처음으로 법정에서 김명진을 변호합니다. 조현철 검사와 변호사 탐정 '고진' 이 벌이는 법리싸움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남편 신창순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미모의 40대 김명진과 20년 지기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랑스에서 사업에 성공한 임의재, 여동생 김해나와 약혼한 남궁현, 교수인 한연우와 죽은 신창순은 20년전 운동장 20바퀴 달리기로 김명진의 남편을 결정하기로. 승자는 신창순.
달리기를 하던 대학시절을 살짝살짝 짤막짤막하게 비춰주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이런 구성은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인상을 주더랍니다.
소설 속 여성에 대한 도진기 작가의 입장은 편견같이 느껴지면서도 다분히 마초적인 로맨스로도 설명할 수 있일 것 같은데요, '피사체로서의 여성'이라는 도진기 작가의 닫힌 문은 최신작인 이 책에서도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 그게 '고진'이라는 주인공의 특징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전통적인 수수께끼 추리소설의 맛도 느껴지고 술술 잘 읽히기 때문에 오늘같이 추운 주말에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앞서 적은 바와 같이 영화나 드라마로 극화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진기 작가의 작품은 대체로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장면이 단편적이면서 명확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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