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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19. 2018

순결을 강요하는 오래되고 부패한 편견

452 미투운동과 펜스룰, 기저의 악습

미투 운동이 점점 고조되고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몇몇의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편견과 착각의 민낯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바람이 거세지면서
먼지가 휩쓸려 나가니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 와중에
남녀 따로 살자는 식으로 
펜스룰을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특히
민무늬를 자랑하는데

미투가 겁이 나서 따로따로를 외칠 정도로 
둔감하고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든 사람은 
사실 같은 남자도 힘들게 하는 사람이다

자기의 똘짓엔 둔감하지만
자기의 똘짓에 대한 반발에는 민감한
 

그들의 독특한 변명을 듣다보면
결혼하고 자식 낳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인가?





심지어 가장 능동적으로 직시해야하는
사법부의 님들도 적나라한데

불만이 많다


성범죄는 
거부 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로 판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판사들은 흰자가 가득차게 뒤집어지고 
거품을 물어야만 거부로 보는 
기이한 방식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

계약, 약정서에 [동의하시겠습니까?] 라고 하듯 
그리 생각하고 판단해야지...
[거부하시겠습니까?] 라니 한심하다









성범죄로 상처와 고통을 입었는데
순결을 잃었다느니
심지어 더럽다느니

상처를 입고 고통을 당한 게
어떻게 더럽냐 이 변태들아



그런데 무엇보다도
'성'과 관련해 피해자를 힘들게 하는 건

'순결'에 관한 병적인 집착과 오
성관계가 사람을 더럽힌다는 편견,
망상의 명령

혹여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라 하더라도
그건 더럽혀진게 아닌 상처입음이다

상처입음과 더럽혀짐은 절대 같을 수 없을 뿐더러
애초에 문란하든 절제(?)하든 
성관계 자체가 더러운 행위가 아니다




가해자를 더럽다고 지적할 수는 있겠으나
피해자를 더럽혀졌다거나 순결을 잃었다거나
심지어 뉴스 인터뷰를 통해 공개발언한 
피해자의 이혼 경력을 
성의 문제와 연관짓는 지저분한 발상

여성의 이혼 경력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남성의 불륜은 돌이라도 맞아야 한다


이혼녀의 성욕을 도마에 올려놓고선
기본적인 절제마저 길을 잃고 광증을 보이는
유부남의 성욕에는 왜 입 닥치고 있는건가

문학을 가르친다는 하모모 교수의 
변비에 걸려 방구만 뽕뽕대는 균형감각이
심각한 장애를 가졌음에 

불쾌감을 느끼는 지점이다






성에 관한 지극히 불균형적이며
도둑놈 성 내는 광란의 사고방식에
대다수의 정상적인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주변인과 대중은 물론이거니와 
피해자마저도 자신이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빠지고 
심지어 잠식 당한다.

성과 순결을 지나치게 관련짓는 고정관념과
이런 고정관념이 발현한 정상인척 하는 공적인 발언
핵심을 흐트러뜨리고 문제의 요지를 산으로 보내버린다



앞서 얘기했던 것과 같이
순결을 지키려는 열심이 부족했다느니
이혼 경력은 성(순결)을 무디게 한다느니
첫경험 후의 여성은 순결하지 않는다느니

(이 변태새끼들)




성적 순결에 집착하는 과거의 사고방식,

성을 관리하고자 하는 전체주의적 사회,

여성의 성을 개인의 소유가 아닌 
집단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가부장적 망상




이런 상황에서 성범죄의 피해자들이
내적인 고통과 갈등에 빠지고
외적인 압력과 편견에 고통 당하는
흔히 말하는 2차 가해들이 빈번한건
어쩌면 당연한...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저급한 편견의 민낯이다


더러운건 
저급하고 발달장애를 가진
오래된 편견이지
피해자들이 아니다




전통과 종교가 강화시키는 부패한 고정관념

기독교의 성경은 심지어
남자의 혼외정사는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면서
여자의 혼외정사는 돌을 던지려 한다.

야곱의 넷째 아들이자 예수의 조상인
유다는 들판에서 관계를 가진 후에
며느리가 혼외자를 잉태하자 죽이려 든다

사실 며느리는 성경의 율법에 따라 대를 잇기 위해 유다와 들판에서 관계했던 그 여자였다




신앙생활을 하던 당시에도 이 이야기를
종족 번식을 위한 미친 발상이라고 생각했고, 
종교를 떠난 지금 생각해도 미친 발상인데, 
이 구절을 통해서 지혜와 은혜를 기대하는 설교와 아멘은 
더욱 미치게 만드는 코메디다.



그 당시의 부족사회의 풍토를 이해하고 
읽어야 성경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서
21세기의 다양화 사회는 무시하는 
21세기 기독교 강단의 모습이란... 참 구리다




우리나라의 지독한 순결강요의 악습에 관해
한가지 더 얘기해본다면
'화냥년'이라는 욕설이 있다.

'환향녀'라는 단어를 우리나라 꼰대의 수준에 맞춰서
저급하게 부른 표현이 바로 '화냥년'이라는 욕인데

오래되기로는 성리학의 변태무능으로 인해
명나라 원나라 청나라에 굽신거리며 바쳤던 처녀조공과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었던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귀'환'했을때 그녀들을 부르던 호칭이다

고향에 귀환한 여성들을 감싸안는 
사실 굉장히 평범하고 인간적인 감수성이
수백년간 남성들이 주도했던
매우 변태적인 유교-성리학에는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 근 백년 한국사회에 빨대를 꼽고 
징징댄 기독교의 주류도 마찬가지다











순결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망상은
21세기에 사는 여성들에게
목숨을 건 거부행위라는
새로운 은장도를 강요한다


열녀문이 사라진 게 아니다
여성에게 조신하게 알아서 스스로
단속하고 조심하라는 발언과 생각이 
열녀문을 강요하고 있다





열남문이라도 있기라도 했다면 말도 안하지...


에라이 세균 덩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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