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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19 『조작된 시간』 - 사쿠 다쓰키

『조작된 시간』 - 사쿠 다쓰키, 몽실북스

⭐⭐⭐⭐

조작된 시간              

저자 사쿠 다쓰키

출판 몽실북스

발매 2017.08.01.



그들의 편견은 진실을 외면하는 것을 넘어 녹여버린다.

사법기관의 편견 앞에선 진실이나 합리적 증거는 녹아버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에겐 불균형한 수사와 재판의 구조를 지적하고 있는 일본에서 '04년 출간된 사회고발 소설이다.

주제의식에서 영화 #재심 #데이비드게일 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자수성가를 이룬 와타나베 토건의 사장의 딸이 유괴를 당하고 곧 시체로 발견되는데, 절도 3범의 동네 청년은 우연히 발견한 시신을 외면한다. 

경찰의 오해를 피하고 싶은 마음에 외면했지만 범인을 찾아야만 하는 경찰은 우연을 필연으로 성급하게 결정짓고는 그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논리의 빈틈을 강압적인 수사와 말장난 조서로 메우고는 사형 판결을 이끌어 내기에 이른다.

수사&재판 관계자 한사람 한사람의 작디 작은 오해와 책임회피가 어리숙한 청년 고바야시 쇼지의 사형으로 이어지게 되고... 국선 변호사가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온힘을 다해 뛰어 다닌다.

직설적인 문제제기, 높은 가독성, 우리나라가 거의 그대로 본을 딴 일본의 수사&사법체계의 면면이 이 소설의 화두를 쫙쫙 빨아들이게 한다.

우리나라의 검경 수사권 조정, 사법부 불신의 문제를 단지 그들의 내부 갈등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시민의 법 상식에 비춰 보아야 한다는 시사점도 곁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집단 독식에 의해 복잡한 법리와 관습 안에서 자라난 상식을 배반하는 독소를 잡아내야 한다는 현직 변호사의 소설이라고 정리하게 된다.


#조작된시간 #사쿠다쓰키 #몽실북스 #일본소설 #추리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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