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 나쓰메 소세키,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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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4
"아, 움직인다. 세상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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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용돈 덕에 부유한 룸펜으로 지내는 서른 살의 다이스케가 3년 전 자신의 중개로 결혼한 히라오카, 미치요 부부와 재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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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혼을 제안하는 아버지와 형, 형수는 일본이라는 사회의 각기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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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내 부러운 동시에 답답했던 다이스케가 몸이 연약한 미치요와의 연정을 히라오카에게 알리고 가족에게 들키면서는 그 비현실적인 이기심과 동화적인 망상에 뺨이라도 날려주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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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마지막, 생활비도 가족의 연도 끊겨서 낙동강 오리알이 된 다이스케가 일자리를 찾아 나서며 전차에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가 이 소설의 의미에 다가가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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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움직인다. 세상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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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욕망을 발견하고 결단하고 실행하면서,
사회의 관습과 편견과 헤어지면서
다이스케는 움직이고
세상이 움직인다
그러고 나서야
그 후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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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 할 때 공전한다.
#센과치히로의행방불명 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내가 나를 깨달았을 때 비로소 세계도 나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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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흔들리는 부부를 건드리는 다이스케의 유아적인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는데, 지랄 폭풍이 몰아쳐도 결혼을 유지해야 하던 당시의 풍속과 이혼의 자유(?)가 그나마 더 보장된 지금의 분위기는 차이가 있다. 당사자들에게 무의미한 결혼생활=관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묻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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