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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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5 「고백」
자기 얼굴을 보기 싫었다는 주나의 그 말에 무너진 마음의 조각조각들이 날카롭게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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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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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가는 지하철에서 읽는 동안 이어폰에서 흘러드는 흥겨운 음악과 팔을 끈적이는 옆좌석 아저씨의 꿈틀거림에도 불구하고 먹먹해지는 감정을 추스리느라 천장을 몇번이고 바라보며 눈을 꿈뻑거렸다. #아저씨유해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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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2 「아치디에서」
착하게 말고 자유롭게 살아,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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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7 「고백」
진희는 왼쪽 가슴에 오른 손바닥을 대고 있었다. 가슴에 구멍이 뚫려 안에 있는 것들이 쏟아지지 않게 막아내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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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떨리는 감정. 말로 다 하지 못했던 막연하게 지나온 시간들을 저자의 문장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래도 아무데서나 터트리지 않고 지나왔던 그런 감정들,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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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발견하게 되는 지난 날의 상처들. 너의 잔인함을 기억하면서 나의 잔인함은 외면했던 건 과연 순수해서였을까. 그럼에도 잠깐 돌아가서 다시 만끽하고 조금 조심하고 그것만 조금 바꿀 수 있다면...
p97 「지나가는 밤」
백원짜리 쌍쌍바는 늘 공평하게 나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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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나는 작가와 같은 시간을 지나왔다. 84년 쥐띠의 운명이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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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쌍바와 천리안, 캔모아, 학생인권이 고개드는 시점에 더 광광했던 손버릇 나쁜 교사들과 maru라는 한때 유명했던 브랜드까지. 상처가 생겼던 바로 그 시간의 날씨와 분위기까지 피부에 밀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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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파고드는 이 소설들을 끌어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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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쁨이라든지 펑펑 울었다든지 경이로운 감성의 작가라든지 하는 찬사에 맞서(?)는 표현을 찾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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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광명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동굴도 이케아도 아니요, 최은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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