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2

by 달리는 느림보

가지 않은 길은 항상 머릿속에서 맴돌고...

--

의사 선생님은 PET CT를 찍자고 하셨다.

방사성동위원소를 몸속에 넣고 CT를 찍으면

암이 있는 곳은 주황빛으로 빛난다고 했다.


예약을 잡고 다시 병원을 가서 촬영을 했다.


의사 선생님이 모니터를 함께 보며 검사결과를 설명해 주신다.


왼쪽 귀 근처가 주황빛으로 빛난다.

아래로 내려가서 심장이 있음 직한 자리는 밝게 빛나다 못해 하얗게 보인다.


‘심장.... 암 인가?’


“심장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서 이렇게 밝게 빛나는 거예요”


의사 선생님은 내 머릿속 생각을 읽었나 싶었다. 나는 흔들리는 눈동자를 얼른 감추었다.


“다른 곳에 암은 없는 것 같네요... 기도로도 전이는 안 된 거 같고요... 수술하시죠?”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버지의 표정을 살폈다. 아버지는 남이야기인 듯 표정변화가 없었다.


“수술하시고 6개월간 방사선치료 받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버지 연세가 아흔인데, 수술해도 괜찮을까요?”


“네 스스로 움직이실 수 있고, 식사도 잘하시니 가능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물었다.


“아버지 수술하시죠?”


“수술은 안 할 거다.”


단호한 아버지의 대답에 나는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고집불통이라 여간해서 마음을 돌리는 편이 아니었으니, 여기서 나 혼자 이야기할게 아니라 여러 가족이 이야기하면 마음을 돌리시겠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단 입을 다물었다. 차 안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