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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Oct 10. 2021

미국 대통령 & 우리 대통령

공공 마인드 ; 낡고 헤어진 허리띠 그리고 시계줄

말 궁금하다. ? 미국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의 모습이 저렇게 다른지 정말 궁금하다.  우리나라를 미국보다 월등히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이 자리에서 국 우선주의나 피부색, 인종을 논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양국 대통령의 취임 전후 모습의 변화를 하는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유세를 하는 시기 나는 tv를 통해 여러 차례 블랙 캐네디 버락 오바마라는 호칭을 들었다. 영어가 엄청 서툴렀던 내가 영어로만 떠들어대는 cnn과 fox news를 듣다는 것 무척이나 고역이었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영어 뉴스를 들어야만 하는 미국에 막 도착한 초기 유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블랙 케네디 오마바가 아니고 블랙 캔디데이트 오마바였다.


쨌든 그때의 후보자 오마바는 젊고 힘찬 미국 대통령 후보자였다. 버락 오바마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주장하였고, 그 주장이 받아들여져 그는 미국 국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취임식에서의 오바마 역시 마찬가지였다. 명연설로 꼽히는 오바마 연설 내용 중에는 젊고 힘찬 미국을 건설하자는 의미가 늘 담겨 있었다. 그러나 취임 전 젊고 힘찬 모습과는 다르게, 퇴임 직후의 오바마는 너무도 늙은 모습이었다. 머리는 하얗게 바래지고 피부는 쭈굴쭈굴해져 취임 당시의 오바마는 아니었다. 도대체 미국 대통령 재임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노인이 돼버린 것일까? 그간 얼마나 많은 고민을 가지고 애를 쓰고 그야말로 진을 빼앗겨 그렇듯 변한 것일까? 지금의 오바마는 완전한 노인네다. 그러나 총기 있는 눈 빛과 자신에 찬 힘찬 연설은 여전하다.


우리 대통령은 다르다. 정권교체를 주장하던 그 당시 까칠하고 눈에 흘렀던 총기는 이미 찾아볼 수 없다. 피부가 맑아지고 투명해지고 그야말로 산소 같이(?) 변했다. 국민과 멀어져서 하얀 피부를 가진 대통령은 변한 만큼 국민의 생각과 동떨어지게 된다. 자신을 돌보느라 국민을 돌볼 틈이 없는 것일까? 우리의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온화한 표정과 부드럽고 완성된 피부를 갖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왜 미국의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면 머리가 희어지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며, 늘 걱정 가득한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  


아마도 그 예전, 우리의 왕들도 그랬을 것 같다. 궁궐과 주변 사람에 둘러싸여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고 그것이 어디에서 온 농산물인지? 어디에서 온 해산물인지? 생각지도 않는 왕들이 많았던 것 같다. 백악관 앞에서 브리핑을 하는 미국의 대통령들은 날씨도 즐기고, 앞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자유분방하게, 본인이 하려는 나랏일에 관한 토론과 연설을 이어나간다. 트럼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미국 대통령들은 기자들의 신랄한 질문에 쩔쩔매면서도 확신에 찬 대답을 하며 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어렵고 곤란한 질문에 유들유들 대응하는 능수능란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에 우리의 청와대 브리핑은 참으로 경직되어 있다. 뒷배경에는 빨간색 계단이 보인다. 이 오픈된 계단을 계단을 걸어 나와, 한 자리에 서서 물어보는 질문과 대답에는 일정한 톤이 있고, 끝까지 정중하며 일관되게 분위기가 유지된다. 도대체 미국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은 왜 이렇게 다른 것인가? 우리도 민주주의고 미국도 민주주의인데... 서양과 동양의 차이인가? 난 모르겠다.


미국의 화이트하우스는 이리저리 둘러보면 사무실 같아 보인다. 미국의 화이트하우스는 오피스텔 같이 보일 수는 있어도 적어도 저택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청와대는 좋은 음식을 먹고 메이크업을 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는 호텔이나 저택으로 보인다. 왜? 미국의 화이트하우스는 오피스텔이고 우리나라 청와대는 럭셔리 호텔이어야 하는가?



우리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면 나 자신을 가꾸는 데 그리 많은 공을 들이는지 난 모르겠다. 지난 정권 어느 대통령이 국민적 참사가 일어나 1분 1초가 급한 판에 서도 자기 머리를 만지는데 4시간을 썼다는 얘기가 들렸다.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자신만을 위해서 자신만을 돌보는데 이 많은 시간을 쓰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우리들 돈으로 우리가 제공해준 사람들과 우리가 제공해준 집에서....


우리 대통령은 갈수록 얼굴은 빛이 나며 그 광채는 퇴임 직전에 절정에 다다른다. 영부인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의 영부인은 갈수록 자태가 단아해진다. 반면, 미국의 영부인은 커리어우먼이 많아서 인지 대통령이 가기 어려운 곳에 봉사활동을 주로 다니며 마치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처럼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어려운 곳을 살피며 대통령을 뒤에서 살펴주던 그런 영부인이 있었다. 그분이 갑자기 보고 싶어 진다. 비록 오점은 많았지만, 나라 걱정에 밤을 지새우고 100억 불 수출에 눈물을 흘리던, 그분과 마지막을 함께 했던 그분의 다 헤어진 허리띠와 시계줄이 그리워진다.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과 함께

우리 대통령은 아직도 국민과 동떨어져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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