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피 아가씨(MADEMOISELLE FIFI)

모파상 중단편전집 02 - 피피 아가씨 01

by 이닮

프로이센(prussien)군의 지휘관인 소령 팔스베르그(Farlsberg) 백작은 장식 융단을 깐 커다란 안락의자 깊숙이 등을 기대고 앉아 장화를 신은 양발을 벽난로의 우아한 대리석 위에 올려놓고 우편물을 읽고 있었다. 유빌(Uville. 노르망디에 이 이름의 성은 없다. 이 단편에 나오는 고유명사는 모두 가상의 것이다-역자 주) 성을 점령한 뒤 3개월 동안 그는 두 개의 깊고 긴 참호가 있는 작전 설계도를 완성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하루하루 그는 더 많은 참호를 팠다.

쪽매붙임 세공을 한 작은 원탁 위의 커피잔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원탁은 술에 절어 얼룩져 있었고 담배에 눌려 그을어 있었고 정복 장교의 칼에 베여 깊이 파여 있었다. 이따금 장교는 연필을 깎다가 꿈이라도 꾸는 듯 무심하게, 이 우아한 가구에 기발한 숫자 몇 개와 도면을 주머니칼로 새겨 넣었다.

편지를 다 읽자 방금 우편 담당 부사관이 가져온 독일 신문을 읽은 후 자리에서 일어나 커다란 생나무 조각을 서너 개 불 속에 던지고—그는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정원의 나무를 차례로 베어버렸다—그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사나운 비가 냇물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마치 격노한 일손들이 미친 듯 쏟아내는 말들 같은 노르망디 특유의 비, 커튼처럼 두껍고, 비스듬한 줄무늬의 벽처럼 옆으로 비껴 후려치는 비, 흙탕물을 튀기고 모든 걸 삼켜버리는, 프랑스의 요강이라는 루앙(Rouen) 부근의 진정한 비가.

장교는 물에 잠긴 잔디밭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 안데르(Andelle) 강이 불어 범람하는 것을 보면서 창유리에 기대어 손가락으로 라인강 왈츠를 연주했다. 그러다 소리가 들려 뒤로 돌아섰다. 부관인 대위 케르웨인스타인(Kelweingsteine) 남작이었다.

소령은 키가 크고 어깨가 떡 벌어진 거구였다. 군용 공작의 위엄을 고스란히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었다. 부채꼴 모양의 긴 수염이 식탁보처럼 가슴을 장식하고 있어 마치 공작의 꼬리를 턱 아래에 펼쳐놓은 것 같았다. 눈은 파랗고 차가웠지만 물기를 머금고 있었고 볼에는 오스트리아 전쟁에서 칼에 베인 상처가 있었다. 그는 뛰어난 장교이자 용감한 사람이었다.

굵은 배를 가죽 띠로 졸라맨 대위는 작고 조금 붉은 얼굴에, 아주 바싹 깎아 불타는 듯한 평평한 수염을 가지고 있었다. 불길의 실타래가 반사광의 영향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의 얼굴은 반짝반짝 빛났다. 어느 결혼식 날 밤에 그는 어쩌다 그랬는지 기억도 없이 이빨 두 개를 잃었다. 그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악의 없이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정수리에만 머리가 벗겨져 제발(除髮)한 수도사 같았다. 그 맨살의 고리 주위에 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짧은 곱슬머리가 무성하게 나 있었다.

소령은 악수하고 나서 부대 내 사건 보고를 받고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아침부터 여섯 잔째). 그리고 두 사람은 날씨가 좋지 않다고 말하며 창가로 갔다. 소령은 조용한 성격으로 결혼도 했고 모든 일에 순응했다. 하지만 집요한 도락가에 매음굴의 단골로, 열광적인 여자 사냥꾼인 대위는 이 잃어버린 지위와 의무적인 순결에 석 달 동안 감금되어 있는 것에 분노했다.

식당에는 그들보다 계급이 낮은 장교 세 명이 먼저 와 있었다. 오토 폰 그로스링(Otto de Grossling) 중위와 두 명의 소위, 한 명은 프리츠 쉐나우부르그(Fritz Scheunaubourg) 또 한 명은 빌헬름 폰 에이릭(Wilhem d'Eyrik) 후작이다. 후작은 몸집이 아주 작은 금발로, 패자에게 오만하고 잔인한, 총과 불처럼 난폭한 사람이었다.

프랑스에 온 이래로 동료들은 그를 이름보다는 ‘피피 아가씨’로 더 많이 불렀다. 이 별명은 그의 아담하고 예쁘장한 외모와 코르셋을 입은 것 같은 가느다란 허리, 수염이 거의 없는 창백한 얼굴, 그리고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경멸을 표현하는 그의 버릇에서 따왔다. 그는 항상 다소 목에 걸린 목소리로 “피, 피, 돈(fi, fi, donc. 쳇, 그래서-역자 주)”이라는 프랑스어 문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유빌 성의 식당은 길고 화려했다. 오래된 수정 거울에는 탄흔이 있고 높이 걸린 플랑드르(Flandres) 산(産) 장식 융단은 군도(軍刀)에 잘려 곳곳이 너덜너덜해진 채 드리워져 있었다. 그것은 모두 피피 아가씨가 심심풀이로 한 장난이었다.

벽에는 성주의 선조 세 명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갑옷을 입은 기사와 추기경은 긴 도자기 파이프를 피우고 있었고 세월이 흘러 금박이 벗겨진 액자 안에는 가슴을 꽉 조인 귀부인이 숯으로 그린 콧수염을 여봐란듯이 과시하고 있었다.

식당은 처참하게 훼손되어 있었고 폭우 때문에 옅은 어둠 속에 잠겨있었다. 떡갈나무 목재로 쪽모이 세공을 한 마루는 카바레 바닥처럼 더럽혀져 있었고 승리의 광경에 슬퍼하는 귀부인과 노인들이 있었다. 장교들은 거의 침묵 속에서 점심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럭저럭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었다. 코냑과 리큐르(liqueurs) 병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자 그들은 지루하다고 푸념하기 시작했다. 모두 의자에 등을 기대고 긴 곡선을 그리는 파이프를 입가에 물고 찔끔찔끔 끝도 없이 빨아댔다. 파이프 끝에는 모두 호텐토트족(Hottentots. 서남아프리카의 미개 종족-역자 주)이 좋아할 만한, 야한 색을 칠 한 도제 계란형 대통이 달려있었다.

잔이 비자 그들은 지친 몸짓으로 다시 잔을 채웠다. 하지만 피피 아가씨만은 빈 잔을 마루에 던져 깨뜨려 버렸다. 그러자 바로 병사 한 명이 다른 잔을 가지고 왔다.

머지않아 매캐한 담배 연기가 뭉글뭉글 피어올라 그들은 왠지 모를 슬픔에 도취했고 무료한 사람들의 그 우울한 포만감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작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가 나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젠장! 이렇게 계속 있을 수는 없어, 뭔가 좀 거시기한 걸 생각해 낼 필요가 있어!”

그러자 무게감이 있고 근엄한, 너무나도 독일적인 풍모를 타고난 두 독일인 오토 중위와 프리츠 소위가 물었다.

“그게 뭡니까, 대위님?”

대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뭐라니? 물론 파티를 여는 거지. 대장님이 허락하신다면.”

소령이 파이프를 입에서 뗐다.

“무슨 파티 말인가, 대위?”

남작이 소령에게 다가가 말했다.

“대장님, 제게 맡겨 주십시오. 루앙에 ‘책임(Le Devoir)’을 파견해 여자들을 데려오는 겁니다. 있는 곳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찬회를 하는 겁니다. 재료는 모두 있습니다. 적어도 좋은 밤을 보낼 수는 있을 겁니다.”

팔스베르그 백작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 미쳤군요.”

그러나 장교들은 모두 일어나 지휘관을 둘러싸고 간곡히 요구했다.

“대위의 말대로 해주십시오, 대장님. 여기는 너무 우울합니다.”

결국 지휘관도 고집을 꺾고 말했다.

“좋아”

그래서 남작은 바로 ‘책임’을 불렀다. 그는 나이 든 부사관으로, 결코 웃는 얼굴을 보인 적이 없지만 상관의 명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착실하고 정확하게 실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얼굴과 직립 부동의 자세로 남작의 명령의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5분 후에는 둥근 지붕 위에 방앗간 방수포를 덮은 경중대의 커다란 마차가 네 마리의 말에 끌려 작달비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장교들의 마음에는 새로운 일에 눈떴을 때의 전율이 일었다. 나른하게 굽어 있던 허리가 펴지고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잡담이 시작됐다.

폭우는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지만, 소령은 날이 조금 덜 어두워졌다고 단언했고 오토 중위는 확실히 날이 갤 거라 예고했다. 피피 아가씨 그 사람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던 듯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고 있었다. 밝고 험상궂은 그의 눈은 뭔가 때려 부술 것을 찾고 있었다. 이 젊은 멋쟁이는 콧수염을 기른 귀부인을 쏘아보더니 갑자기 권총을 뽑아 들고 말했다.

“당신이 보게 하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고 앉은 채 조준했다. 총알 두 발이 초상화의 두 눈을 연달아 관통했다.

그리자 그는 소리쳤다.

“‘갱도(mine)’나 합시다!”

장교들의 목소리가 갑자기 딱 멈췄다. 무언가 강력하고 새로운 흥밋거리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았다.

‘갱도’란 피피 아가씨가 발명한 독특한 파괴 방법으로,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오락거리이기도 했다.

이 성의 적법한 주인인 페르난드 다모와 듀빌(Fernand d'Amoys d'Uville) 백작은 성에서 도망칠 때 벽의 구멍에 숨긴 은그릇 외에는 무엇 하나 가져가거나 숨길 시간이 없었다. 굉장한 부호인 그는 서둘러 도망가기 이전에는 이곳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식당과 통하는 문이 있는 넓은 응접실은 박물관의 전시실 같은 위용을 자랑할 정도였다.

벽에는 고가의 유화와 데생과 수채화가 걸려 있고 커다란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가구나 장식대 위, 혹은 화려한 유리 케이스 속에는 무수의 골동품과 일본 꽃병, 작은 조각상, 색슨족 인형, 중국 목우, 고대의 상아, 베네치아의 유리그릇 등의 진기한 물건들이 즐비했다.

그것들도 이제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병사들이 약탈한 것은 아니었다. 소령 팔스베르그 백작은 그런 일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피피 아가씨가 이따금 ‘갱도’를 했기 때문에다. ‘갱도’를 하는 날은 다른 장교들도 모두 5분 동안 정말 진심으로 즐겼다.

꼬마둥이 후작이 필요한 것을 찾으러 살롱으로 가서는 예쁘장한 고대 중국의 찻주전자를 가지고 왔다. 그는 주전자 안에 화약을 채우고는 주둥이로 긴 도화선을 넣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폭탄을 가지고 그는 다시 옆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서둘러 돌아와 문을 닫았다. 독일인들은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얼굴을 반짝이며 일어나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폭발이 성을 흔들었다. 그러자 바로 장교들은 다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뛰어 들어가 있던 피피 아가씨는 결국 머리가 터져버린 테라코다 비너스 앞에서 미친 듯이 손뼉을 치고 있었다. 장교들은 저마다 그 조각들을 그러모아 파편이 이상한 톱니 모양인 것에 놀라며 어떤 것이 새로운 굴착의 피해인지 어떤 것이 이전의 유린으로 야기된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그 광대한 응접실을 이렇게 네로식 포탄으로 뒤엎어 놓아 예술품의 조각들이 모래처럼 흩어져 있는 것을 소령은 아버지와 같은 태도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밖으로 나가면서 우직하게 선언했다.

“이번에는 멋지게 성공했군.”

그러나 폭발로 생긴 심한 연기가 회오리바람과 함께 들어와 담배 연기와 섞이면서 식당 안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지휘관이 창문을 열자, 장교들은 마지막 남은 코냑 한 잔을 마시려고 다가갔다.

습한 바람이 물 먼지 같은 것을 모두의 수염에 붙여 범람하는 큰물의 냄새가 불끈 코에 와 닿았다. 그들은 폭우에 휩싸인 큰 나무들과, 낮게 드리운 어두운 구름이 토해내는 연무로 몽롱하게 흐려진 계곡과, 멀리서 몰아치는 세찬 빗속에서 마치 회색 창끝처럼 우뚝 솟아있는 교회의 첨탑을 바라보았다.

프로이센 군대가 침입하고부터 종은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이것은, 이 종의 저항은, 침략군이 그 근처에서 받은 유일한 저항이었다. 그렇지만 주임사제는 프로이센 병사를 받아들이고 먹이고 하는 일을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그는 몇 번이나 적의 지휘관과 마주 앉아 맥주나 보르도산 포도주(bordeaux)를 마셨고 지휘관도 그를 호의 있는 중개자로 간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한 번만이라도 종을 울려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런 일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총살당하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독특한 저항, 평화로운 저항, 무언의 저항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것이야말로 유혈사태를 피하는 온화한 사람으로서의 사제에게 어울리는 저항이었다. 주변 마을의 모든 사람은 교회의 완강한 침묵으로 대중의 애도를 확인하고 선포한 샤타브완(Chantavoine) 사제의 용기와 용맹을 오래도록 칭송했다.

이 저항에 열광한 온 마을 사람들은 이 무언의 저항이야말로 진정 국가의 명예를 수호하는 것이라 여기고 끝까지 사제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농민들은 자신의 마을이 벨포르(Belfort)와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프로이센 군대에 의해 포위된 스트라스부르는 거의 2개월(8월 9일~9월 28일) 동안 저항했고 39일의 포격 끝에 항복했다. 몇 주 후, 벨포르에서는 덴페르 로슈로(Denfert-Rochereau)의 지휘 아래 그에 못지않은 저항(1870년 11월~1871년 2월)을 이어갔다. 도시의 방어를 기념하기 위해 바르톨디(Bartholdi)가 바위를 깎아 만든 유명한 ‘벨포르의 사자’가 1880년에 완공되었다-역자 주)보다 더 조국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자신들이야말로 이들 도시와 동등한 모범을 보였고 그 때문에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영원불멸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정복자인 프로이센 군대의 요구를 거부하는 일은 이 일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지휘관과 그의 장교들은 자신들에게 독이 되지 않는 이 무례한 용기를 비웃고 있었다. 그래도 온 마을 사람들이 순응하고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들은 이런 무언의 애국심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다만 한 명, 빌헬름 후작만은 완력으로라도 종을 울리게 하고 싶어 했다. 그는 사제에 대한 지휘관의 정략적인 관용에 화가 나 있었다. 그는 한 번만, 정말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약간의 기분 전환을 위해 ‘뎅동동’을 하게 해 달라고 지휘관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게다가 그것을 암고양이 같은 애교와 여자 같은 알랑거림과 뭔가를 원할 때의 정부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하지만 지휘관은 막무가내로 들어주지 않았다. 그 분풀이로 피피 아가씨는 유빌 성에서 ‘갱도’를 한 것이다.

다섯 남자는 창가에 모여 몇 분 동안 습한 공기를 호흡하고 있었다. 마침내 프리츠 소위가 씁쓸한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 아가씨들도 오랜만에 산책길에 나섰는데, 참, 날씨가 너무 안 좋아.”

그들은 흩어져 각자의 임무로 돌아갔다. 만찬 준비로 대위는 할 일이 산더미 같았다.

날이 저물어 갈 때쯤 다시 모인 그들은 마치 열병식이라도 하는 것처럼 포마드를 바르고 향수를 뿌리고 깨끗하게 몸단장을 해 한껏 멋을 낸 각자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지휘관의 머리에서는 흰머리가 아침보다 준 것 같았고 대위는 콧수염만 남기고 깨끗이 면도해 코 밑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창문은 열어둔 채 그대로 두었다. 장교 중 한 명이 이따금 창가로 가 귀를 기울였다. 6시 10분쯤 되어 마차 소리가 난다고 남작이 보고하자 모두 달려 나갔다. 커다란 4두 마차가 맹렬한 기세로 달려왔다. 말은 등까지 흙투성이가 되어 김을 피우며 코로 세찬 숨을 내쉬고 있었다.

여자 다섯 명이 입구의 돌계단 위로 내려섰다. 대위가 ‘책임’에게 준 명함을 받은 대위의 친구가 신중하게 고른 미인들이었다.

그녀들은 근 3개월 동안의 경험으로 프로이센 군인들을 잘 알고 있었고, 세간의 시선과 상대하는 남자들에 대해서는 결심이 서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돈도 듬뿍 받을 것이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결국 오게 된 것이다. “이것도 장사아이가”라고 서로들 말은 했지만 그것은 아마 아직 조금 남아있는 양심에 대답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바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얼핏 보기에도 무참하게 파괴된 곳을 휘황찬란한 조명이 밝히고 있어 식당은 한층 더 음울해 보였다. 그래서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와 호화로운 식기류와 소유자가 벽의 구멍에 숨겨두었던 은그릇 등으로 덮인 테이블은, 식당이 마치 약탈 뒤에 야식을 먹는 산적 소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대위는 얼굴을 반짝이며 마치 손에 익은 물건처럼 여자들을 부둥켜안고 품평하기도 하고 키스하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하며 접대부로서의 가치를 평가했다. 그리고 젊은 세 장교가 멋대로 여자를 한 명씩 차지하려 하자 단연코 이에 반대하며 계급제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관등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논쟁이나 불평이나 편애한다는 의심을 피하려고 여자들을 키순으로 세우고 가장 키가 큰 여자에게 명령조로 물었다.

“이름은?”

여자는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

“파멜라(Paméla).”

대위는 소리쳤다.

“제1호, 파멜라라는 여자는 대장님께 낙찰!”

그리고 두 번째로 키가 큰 블로데(Blondine. 금발)에게 자기 것이라는 표시로 키스하고, 다음으로 조금 뚱뚱한 아만다(Amanda)를 오토 중위에게, 별명이 토마토라고 하는 에바(Eva)를 프리츠 소위에게,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라쉘(Rachel)을 장교 중에서도 가장 어리고 화사한 빌헬름 폰 에이릭 후작에게 할당했다. 이 라쉘이라는 여자는 나이가 가장 어리고 갈색 머리에 검은 눈이 잉크의 얼룩 같은 유대 여자였는데, 위로 올라간 코는 이 민족이 전부 매부리코라는 원칙을 증명하고 있었다.

어쨌든 여자들은 모두 예쁘면서도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었고 얼굴도 별 차이가 없었다. 일상적인 사랑의 습관과 공공주택에서의 공동생활로 행동거지도 얼굴색도 비슷해져 버린 것이다.

젊은 세 장교는 씻을 수 있게 솔과 비누를 준다는 구실로 자기 여자를 어디론가 데리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들은 바로 식탁에 앉아도 좋을 만큼 깨끗하고, 위로 올라갔던 사람들이 내려와서는 여자를 바꾸려고 해서 기껏 정한 커플을 뒤죽박죽 뒤섞어서는 곤란하다며 현명하게도 대위는 이에 반대했다. 결국 대위의 경험이 승리를 거둬, 젊은 장교들은 그저 키스를, 기대한 키스를 마음껏 퍼붓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갑자기 라쉘이 눈물이 나올 정도로 캑캑거리며 기침을 하고 콧구멍으로 연기를 뿜어냈다. 후작이 키스하는 척하며 그녀의 입안으로 담배 연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그녀는 화도 내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까만 눈 속에 분노를 불태우며 자신의 소유자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모두 자리에 앉았다. 지휘관까지 좋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오른쪽에 파멜라, 왼쪽에 블로데를 앉히고 냅킨을 펼치며 대위를 칭찬했다.

“대위, 정말 멋진 생각이었네.”

오토 중위와 프리츠 소위는 사교계의 상류층 부인을 대하듯이 예의 바르게 행동해 오히려 옆의 여자들을 겁먹게 했다. 그러나 나쁜 길로 돌아간 케르웨인스타인 남작은 음란한 말들을 내뱉으며 해맑게 웃어 붉은 머리에 왕관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라인(Rhin) 억양의 프랑스어로 분위기를 띄우며 선술집에서나 통하는 엉너리 치는 말을 침과 함께 두 개의 앞니가 있어야 할 구멍으로 뿜어내 여자들의 얼굴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여자들은 아무 말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상대를 반병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외설스러운 말과 노골적인 문구가 이상한 억양으로 튀어나올 때만 여자들의 이해력이 눈을 뜨는 것 같았다. 그러자 여자들은 모두 일제히 미친 듯이 웃으며 옆 남자의 배 위에 엎드렸다. 남작이 그 모습에 기뻐하며 천박한 말들을 계속 내뱉으니 첫 번째 포도주에 취한 여자들은 저마다 일부러 그의 틀린 프랑스 발음을 마음껏 토해내며 그를 놀렸다. 그리고 그녀들은 창부 본성으로 돌아가 평소의 습관을 속속들이 드러냈다. 오른쪽 콧수염에 왼쪽 콧수염에 키스하기도 하고 팔을 꼬집기도 하고 새된 목소리로 소리치기도 하고, 누구의 잔이든 상관하지 않고 가져가 마시기도 하고 또 프랑스 시를 읊는가 하면 날마다 적과 마주하면서 배운 독일 속요를 흉내 내기도 했다.

곧 남자들도 코앞이나 손아래에 널브러져 있는 여자의 육체에 취해 미친 듯이 큰 소리로 꽥꽥 소리를 지르며 접시를 깨뜨렸다. 그 뒤에서는 병사들이 표정 없는 얼굴로 계속 시중들고 있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지휘관만은 자제력을 잃지 않고 있었다.

피피 아가씨는 라쉘을 무릎 위에 앉혀놓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취해도 냉정을 잃지 않으며 목덜미의 짙은 검은색 곱슬머리에 키스하기도 하고 드레스와 피부의 얇은 틈을 통해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부드럽고 은은한 온기를 느끼기도 하고 달콤한 냄새를 맡기도 했다. 그리고 또 거친 폭력성과 파괴 욕구에 휩싸여 옷 위에서 그녀를 힘껏 꼬집어 비명을 지르게 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양팔로 그녀를 껴안아 두 개의 몸을 하나로 만들려는 듯 힘을 주고 자기 입술로 유대 여자의 윤이 나고 싱싱한 입을 오랫동안 눌러 숨이 막힐 정도로 키스했다. 그러다 갑자기 그는 그녀의 입술을 깊숙이 물고 늘어졌다. 그러자 젊은 여자의 턱에서 한 줄기 피가 턱을 타고 흘러내려 코르셋에 떨어졌다.

그녀는 다시 한번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상처를 닦으며 중얼거렸다.

“이거는 꼭 변상해 줘야겠는데예.”

후작은 웃기 시작했다. 악랄한 웃음소리였다. 그리고 말했다.

“그러지.”

디저트가 나와 샴페인을 따랐다. 지휘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오귀스타 황후(l'impératrice Augusta(1812~1889). 네덜란드의 공녀로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과 결혼해, 남편인 빌헬름 1세가 독일의 초대 황제가 되면서 황후가 되었다-역자 주)의 건강을 축하라도 하듯이 건배했다.

“우리 숙녀들을 위하여!”

그리고 그는 잔을 비웠다. 그러자 차례로 건배가 시작되었다. 군대의 난폭자나 주정뱅이들이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짐짓 점잔을 빼는 건배였다. 처음에는 외설스러운 가벼운 농담이 뒤섞이더니, 상대가 쓰는 언어에 대한 무지로 농담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되어갔다.

장교들은 번갈아 가며 일어나 멋진 말을 하고 익살을 부리려고 애썼다. 여자들은 일어날 힘도 없을 정도로 눈이 흐려지고 입술이 새파래져서는 그때마다 정신없이 손뼉을 쳤다.

대위는 이 혼잡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듯 다시 한번 잔을 들고 소리쳤다.

“우리 사랑의 승리를 위하여!”

그러자 검은 숲에 사는 곰 같은 오토 중위가 술에 취해 타는 듯한 얼굴로 일어났다. 그리고 술취한 사람 특유의 애국심에 압도되어 소리쳤다.

“프랑스 정복을 위하여!”

여자들은 완전히 취해있었지만 입을 다물어 버렸다. 라쉘이 몸을 떨며 돌아보고 말했다.

“보소, 아무리 당신들이라케도, 코앞에다가 대고 그런 말을 하면 안 될 사람이 프랑스인 중에는 있을기라예.”

그러나 여전히 그녀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안고 있던 꼬마둥이 후작은 술기운이 돌았는지 완전히 기분이 좋아져 입을 크게 벌리고 웃기 시작했다.

“아, 하! 하! 하! 그런 놈은 내가 본 적이 없어. 우리가 나타나기만 하면 도망치기 바쁘던걸!”

여자는 화가 나 상대의 얼굴에 대고 소리쳤다.

“거짓말! 이 상놈의 새끼!”

그는 권총으로 구멍을 뚫은 초상화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한순간 맑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기 시작했다.

“아! 예, 그럼, 한번 얘기해 봅시다, 아름다우신 분. 만약 그놈들이 용감했다면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을까요?”

그리고 갑자기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는 놈들의 주인이야. 프랑스는 우리 것이야!”

그녀는 몸을 흔들어 남자의 무릎에서 뛰어내리더니 자기 의자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테이블 중앙에 밀어놓고 반복해서 소리쳤다.

“프랑스와 프랑스 사람은 우리 것이야! 프랑스의 숲도 밭도 집도!”

완전히 취해있던 다른 장교들도 갑자기 군대의 열광과 야수의 열정에 사로잡혀 잔을 잡고 소리쳤다.

“프로이센 만세!”

그리고 단숨에 잔을 비웠다.

여자들은 무서워 벌벌 떨며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라쉘도 아무 말 못 하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자 꼬마둥이 후작은 다시 채운 샴페인 잔을 유대 여자의 머리에 얹고 소리쳤다.

“프랑스 여자들도 전부 우리 거야!”

그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잔이 뒤집어져 노란 술이 세례식 때처럼 검은 머릿속으로 흘러들었다. 잔은 아래로 떨어져 깨졌다. 입술을 떨며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는 장교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목이 졸린 듯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그, 그럴 리가! 프랑스 여자는 니들 게 아이다!”

그는 마음껏 웃으려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파리 억양을 흉내 내어 말했다.

“그래, 착한 아이네, 착한 아이야. 그런데, 함 봐봐라~. 넌 여기 뭘 하려고 온 거니?”

그녀는 혼란스러워 처음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가슴이 두근거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한 말의 의미를 확실히 알자, 화를 내며 거세게 돌려주었다.

“내는 말이다, 내는, 여자가 아이다! 그냥 창녀란 말이다! 프로이센 넘들한테 필요한 거는 창녀뿐이제.”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후작은 손바닥으로 있는 힘껏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그래도 그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한번 손을 들었다. 라쉘은 너무 갑자기 얻어맞아 아무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분노에 사로잡혀 정신을 놓아버린 라쉘은 테이블 위에서 은빛 칼날이 달린 작은 디저트 칼을 집어 들고 남자의 목에 똑바로 찔러 넣었다. 가슴 위의 우묵한 곳이었다.

피피 아가씨가 하려던 한 마디는 그의 목 안에서 잘려버렸다. 그는 무서운 눈으로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모두가 신음하는 소리를 내며 왁자그르르 일어났다. 그러나 라쉘은 오토 중위의 다리에 의자를 던져 바닥에 고꾸라뜨리고 창문을 향해 내달렸다. 그리고 병사들이 창문으로 달려들기도 전에 유리문을 열고 여전히 퍼붓고 있는 폭우를 맞으며 밤의 어둠 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분 후, 피피 아가씨는 죽었다. 프리츠와 오토가 군도를 끌러 발아래에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들을 찔러 죽이려 했다. 그러나 지휘관은 겨우 이 살육을 가로막고, 공포에 싸여 제정신이 아닌 네 창녀를 한 방에 가두어 병사 두 명에게 지키게 했다. 그리고 마치 병사들을 실전에 배치하듯, 도망친 여자를 쫓는 수색대를 조직했다. 물론 체포하리라는 확신은 충분히 있었다.

병사 50명이 비상이라는 이름 아래 정원의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200명의 다른 병사들이 계곡의 숲과 집들을 이 잡듯이 샅샅이 수색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치워진 식탁 위에는 시체가 누워 있었다. 네 장교는 술이 깨 냉정을 되찾고 굳은 얼굴의 병사들과 함께 창가에 서서 어둠 속을 살펴보고 있었다.

폭포 같은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아 절썩절썩 물이 우는 소리가 어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것은 쏟아지는 물, 흐르는 물, 떨어지는 물, 튀어 오르는 물의 끊임없는 중얼거림이었다.

갑자기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아주 멀리에서 또 한 발의 총성이 들려왔다. 네 시간 동안 혹은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드문드문 총성이 울리고 병사들이 집결하는 소리, 간절한 목소리로 호소하는 듯한 이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침이 되어 병사들이 돌아왔다. 빗속의 야간에 강행된 추격으로 인해 동료들끼리 서로 쏘게 되고, 그 때문에 두 명이 죽고 세 명이 다쳤다.

그러나 라쉘은 찾을 수 없었다.

주민들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버렸다. 병사들은 집들을 구석구석 수색하고 한편으로 일대를 빠짐없이 조사하는 등 온 힘을 다해 그녀를 찾아다니며 마을을 휘저어 놓았다. 그러나 유대 여자가 머문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보고를 받은 장군은 군대에 나쁜 전례를 남기지 않도록 사건을 무마해 버리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지휘관에게는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 지휘관은 또 부하들을 처벌했다. 장군은 “우리는 시시덕거리고 놀거나 창녀를 안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팔스베르그 백작은 화가 나 이 작은 마을에 복수를 해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뒷말이 나지 않도록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뭔가 구실이 필요했다. 그는 주임사제를 불러 폰 에이릭 후작의 장례식 때는 종을 울리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완전히 반대로 사제는 겸허한 태도를 보이고 순종하며 충분한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실탄을 장전한 총을 멘 병사들이 전후좌우를 에워싸며 피피 아가씨의 시신을 짊어지고 묘지로 가기 위해 유빌 성을 나갔을 때 처음으로, 마치 친근한 사람의 손이 쓰다듬기라도 하듯이 흥겨운 음률로 종이 울렸다.

종은 그날 밤도,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매일 같이 울렸다. 바라는 대로 뎅동동 울렸다. 때로는 밤에도 아무도 모르게 눈을 떠 저 혼자 흔들리며 이상한 쾌감에 사로잡힌 듯 하나 둘 조용한 음색을 어둠 속에 던졌다. 이곳 농부들은 종에 악마가 붙었다고 말들을 했고, 사제와 종지기 외에는 누구도 첨탑에 가까이 가려 하지 않았다.

첨탑 위에는 근심과 고독을 보듬은 한 여자가 두 남자의 도움으로 살고 있었다.

그녀는 독일군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어느 밤, 사제는 빵 가게의 마차를 빌려 루앙 입구까지 손수 여자를 데리고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사제는 그녀에게 작별의 키스를 했다. 그녀는 마차에서 내리자 빠른 걸음으로 공공주택으로 돌아갔다. 그곳의 여주인과 단골들은 그녀가 죽었다고 믿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쉘의 이 훌륭한 행동이 편견 없는 애국자의 눈에 들어 그녀는 공동주택에서 구출되었다. 결국 그는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더없이 사랑하게 되어 결혼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다른 많은 평범한 아내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가치 있는 여성으로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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