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일

by 아우름언니

내가 어릴 때 오빠는 중학생이었다. 한창 사춘기였던 오빠는 세상 고민을 혼자 다 짊어지고 사는 듯, 늘 인상을 쓰고 다녔다. 이마의 눈썹 사이에 줄이 생길 정도로. 난 그것이 멋진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거울을 보고 살짝 인상을 써 보았다, 그랬더니 우습게도 내가 더 예뻐 보이는 것이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약간은 차가운듯한 시크한 표정이 유행이었다. 그러다 보니, 난 내 표정을 고수하게 되었고, 학교 체육 선생님은(나를 수영도, 경보도 반강제로 시켰던) 나에게 '썩소(썩은 미소)'라는 별명도 붙여주었었다.


그저 그것이 좋은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재수를 할 때 만난 미술학원 선생님은 나에게 '꼭 뭔가를 하나 못 얻어먹은 사람 표정'이라면서 표정을 바꾸라고 충고를 했었다. 하지만 그때도 난 그 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대학을 가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난 굳이 표정관리를 해야 될 필요를 못 느꼈다. 오히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직원들에게 '카리스마'가 있다는 아부성 발언까지 들었으니 난 그저 내가 잘 난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사회 초년생 때 바로 위 상사의 미움을 받은 것이 나의 이런 성향 때문이었다. 웃지 않는 얼굴)


문제는 내가 장사라는 것을 시작하고 나서부터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읽었던 많은 책들에서 '웃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장사를 할 생각도 하지 마라'라는 제법 강력한 글을 읽었는데도 크게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나름 나만의 분위기가 또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었나 보다. 그리고 손님의 층도 주인에 따라 달라지며 난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손님만 오는 것으로 만족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은 나의 스타일대로 우리 미용실은 시끄러운 분위기의 미용실이 아니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미용실이 되었다. 난 이것도 나만의 트렌드라고 생각을 한다.


당연, 책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미용실 한쪽 옆에는 수백 권의 책이 진열되어 있는 북 카페 분위기의 미용실이다.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고객만 찾아주어도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 14년째 한자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미용실 일을 하면서 내가 나를 바꿔서 좀 더 많이 웃고, 좀 더 밝은 분위기의 미용실을 만들었더라면 지금,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거제도 조선소 경기가 어려워지고 손님의 수도 점점 줄면서, 뒤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나로 사는 것도 중요하고 행복하다'는 결론을 다시 내리고 내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다.


그래, 지금의 나도 괜찮다. 이렇게 반 평생을 살아온 나! 힘들었지만 나름, 괜찮게 살아온 나에게 나를 바꾸라고 질책을 하고 싶진 않다.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잘 할 것을 믿는다.


하지만 많이 웃는 사람이 여전히 예뻐 보이고 부럽기는 하다. (이번 생은 지는 것인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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