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파파임과 함께하는 ‘다전작’ 줌 강의를 앞두고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서울에 계신 숙모께서 보내신 부고장이었는데, 삼촌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삼촌께서는 공무원 생활을 정년퇴직하시고는 소소하게 밭일도 하시고, 자전거로 운동도 하시며 평온하게 지내셨습니다. 그러다 2년 전 갑자기 쓰러지셨고, 뇌종양 진단을 받으신 후 두 차례 수술을 받으셨지만 결국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신 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황망한 마음을 가다듬고 줌 강의를 마친 뒤,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빠가 운전을 해서 엄마와 작은엄마, 그리고 저까지 함께 갈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말은 꺼내지 않고 먼저 어떻게 할 건지를 조심스레 물어보았습니다.
“응… 생각해 보고 내일 전화할게.”
“오빠, 모레가 발인이니까 가려면 내일 출발해야 하고, 그러려면 우리는 새벽에 나서야 해.”
“그래, 내일 전화할게.”
또다시 마음에 들지 않는 오빠의 반응이었습니다. 혼자 속이 상해 구시렁거리자, 옆에 있던 남편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운전할게, 같이 가자!”
급히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혼자 계시는 작은엄마께서는 화성까지 가는 방법을 몰라 애타고 계셨다고 합니다. 내일 새벽에 출발할 예정이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부산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이어 작은 집에 들러 작은엄마를 모시고 함께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연휴라 길이 막혀 시원하게 달리진 못했지만 5시간이 걸려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세 번째 작은아버지께서는 먼저 도착해 계셨고, 물 한 모금도 드시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4남 1녀였던 아버지 형제들 중, 고모님이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나셨고, 4년 전에는 아버지, 2년 전에는 두 번째 작은아버지께서 돌아가셨으며, 이번에는 막내 작은아버지이신 삼촌께서 돌아가신 것입니다. 혼자 남으신 삼촌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하룻밤을 묵고 발인까지 함께하고 싶었지만, 어머니와 작은어머니의 연세를 생각하면 무리일 것 같아 2시간 정도 머문 후 되돌아왔습니다. 오빠는 따로 운전해서 1시간쯤 뒤에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3시에 장례식장을 출발해 어르신들을 부산에 모셔다드리고, 다시 거제로 돌아오니 밤 10시 30분이 넘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하루의 숙제를 미룰 수 없어 늦은 시간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의 필요성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서울에서 함께 미용 일을 하던 부부 중 한 분은 남편이 퇴직 후 집에만 계셨는데, 어느 날 혼자 쓰러지셨고 가족들이 퇴근해 돌아올 때까지 7시간이나 지난 후에 발견되어 전신마비 상태로 7년을 지내시다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저희 막내 작은아버지, 삼촌께서는 두 딸을 시집보내시고 숙모와 단둘이 사셨지만, 숙모께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이 차이도 꽤 나셨고, 숙모께서는 늘 불만이 많으셨던지 대화도 많지 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삼촌이 쓰러지셨을 때, 병원 측에서는 분명 전조 증상이 있었을 텐데 알아채지 못했느냐고 숙모께 여쭈었다고 합니다. 숙모께서는 전혀 몰랐다고 하셨지만, 삼촌의 예전 직장 동료나 친구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었다고 합니다.
숙모께서는 눈물을 흘리며 말씀하셨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고 하길래 별일 아닌 줄로만 알았다고. 그땐 그냥 미운 마음에 말도 하지 않고 지냈던 시간이 너무 후회된다고요. 평소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지금도 건강하게 계셨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숙모의 연세는 이제 74세. 아직은 충분히 젊은 나이입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가 가족이지만, 오랜 세월 혹은 여러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서로에 대한 책임과 관심은 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관심받고 싶다면, 먼저 관심과 사랑을 건네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가족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실행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잠시 나를 내려두고 배우자를 바라보면, 함께 한 평생을 살아준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끼게 됩니다. 때로는 밉고 답답해질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상상해보면 금세 마음이 달라집니다. 다소 과한 비유일 수 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제가 직접 느낀 교훈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지만, 인생은 내일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지금, 바로 지금! 사랑하는 이에게 솔직한 마음을 표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희 숙모처럼 뒤늦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