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는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발굴하여 정의하고 이를 풀(것으로 예상되는) 해결방안을 탐색, 구상하는 사람이다. 즉 문제를 해결해서 이를 통해 현실as-is과 목표to-be의 간극을 줄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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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즈니스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모두 삶, 생활에서 수많은 문제를 맞닥뜨린다. 고민하느라, 선택하느라, 선택의 결과가 기대와 달라서, 선택의 (기회)비용이 예상보다 커서, 또는 예상치 못해서 겪는 당혹과 후회, 연민과 번민, 불안과 불만의 뒤에는 모두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걸 해결하고 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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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기획자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우리가 '삶'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정의하고 있나? 우리가 처한 배경과 맥락, 알고 있는 것들을 조합하여 자신의 목표와 비전, 미션을 고려했을 때 '내 삶에서 풀어야 할 궁극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나? 우리는 정말 자기 인생의 제대로 된 기획자로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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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겐 목표to-be가 없다. 그들에겐 삶이란 그저 흘러가는 강과 같다. 그런데 이들은 이 강이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니, 또는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니 작은 파도 한 번에도 놀라고, 바람이 바뀔 때마다 돛의 방향을 바꾼다. 시류에, 유행에, 불안을 자아내는 속이 검은 말들에 쉽게 휩쓸린다. 또는 돛을 바꿔달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고 환경을 원망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살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일들이 자기가 지금 당장 풀어야 할 문제인 줄로 안다. 불안해서, 남들이 좋다고 해서, 다들 하길래. 체력과 돈, 더 나아가 시간을 낭비한다. 삶을 허비한다.
이들에겐 현실as-is은 있으나 목표to-be가 없기에, 결국 자신이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이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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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런데 무엇을 할 지도 기획하지 못한 채,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도 정의하니 못한 채 해결책부터 찾는 식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어쩌면 이 촌극에서 벗어나는 게 우리가, 아니 실은 내가 풀어야 할 가장 첫 번째 문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