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공부일기]라는 걸 적습니다.
[공부일기]는 [스몰 데이터로 자기계발 효율화하기] 라는 브런치 매거진과, 데이터야놀자2021 <스몰 데이터를 활용한 자기계발 효율화하기를 꿈꾸기 전에 알아야 했던 것들>이라는 발표에서도 다룬 내용인데요,
한 해의 목표를 세운 뒤에, 이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주요 항목들을 다시 구성하고, 이러한 항목 내에서 매 분기, 월별 계획을 세워 실천한 내용을 적어두는 내용입니다. 퇴근 후 ~ 주말의 시간을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데이터로 정량화하는 도구인데요
이렇게 1년 동안 쌓아둔 스몰 데이터, 제 시간 사용의 로그log 기록은 이맘즈음 한 해를 돌아보기에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동시에, 혹시나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글의 하단에 제가 사용하는 기록 양식을 샘플로 첨부해 두었어요.
(기간 : 1/1 ~ 12/28)
- 1년이 52주니까, 매주 일주일에 6일 이상을 공부한 셈이네요 (6*52 = 312)
- 책을 읽든, 글을 쓰든, 강의를 만들든, 스터디를 하든, 퇴근 후에 하루라도 멍하니 보낸 날은 거의 없는 한 해였어요
- 작년에는 630시간을 공부했는데요, 137% 성장을 보였네요. 물론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 계산해보니 직장을 다니면서도, 2학점짜리 수업을 27개 들은 셈입니다 (2학점*16주*27개 = 864시간)
- 한 달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2시간 24분씩은 공부한 셈이네요
- 상반기에는 SQLD, ADsP, 빅데이터분석기사 등의 시험 준비와, 브런치, 퍼블리, 요즘IT 등에서의 글쓰기 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했어요.
- 하반기에는 23년도 대학원 진학 준비를 활동과(TOEFL, SOP, Resume 등), 인프런, 메가스터디, 코드스테이츠 등에서의 강의 제작, 강의, 멘토링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요
- 이렇게 적고 보니 '공부'일기가 아니라 '자기계발' 일기가 더 적합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TOEFL 준비에 57시간, 데이터야놀자2022 준비위원 및 발표 준비로 22시간을 사용했어요
- 업무 하며 새로 배우거나 뒤늦게 깨달은 것들을 브런치에 정리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제안을 받았어요
- 브런치 글쓰기, 강의 논의/기획/제작, 출강, 멘토링 등의 활동을 했어요
- 일요일이 2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2위는 토요일이 17.6%였는데, 주말에 쉬질 않았군요
- 방식은 정리/기록이 33.3%로 1위를, 실습이 25.6%로 2위를 차지했어요.
- 재미있는 건, 바쁜 달일수록 요일 간 비중이 고르게 분포한다는 점인데요, 바쁘다 보니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불금 같은 걸 따질 겨를 없이 공부했기 때문이겠죠 (ㅎㅎ...)
- 눈에 보이는 분명한 목표(SQLD, 빅데이터 분석기사)를 중심으로 2~3개의 핵심과제에 집중한 달이었어요
- 성과를 달성했고, 상반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한 달이었어서 이른바 '몰입'과 '성공'의 경험이 높은 만족도를 주었던 달이었어요
- 하반기로 갈수록 감사한 일들은 더 늘어났지만,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관점에서는 1) 여러 개의 작은 과제로 시간 사용이 분산되고 2) 당장 눈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만족도가 다소 감소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숫자로 돌아보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숫자 너머의 제 총체적인 경험, 감정이 남질 않으니까요.
지난해 9월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산업과 직무를 모두 바꾸는 이직을 하고 난 뒤로 한 동안은 사실 잘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기도 했어요. 이전의 조직은 워터폴 한 조직에서 서비스기획/프로젝트매니저와 데이터분석을 겸했고 10명 남짓한 때부터 함께 했기에 동료애도 끈끈했지만, 이직한 곳은 정말로 애자일한 곳에서, 그로스와 프로덕트 매니저를 병행해야 했고, 이미 어느 정도 구성된 인간관계 사이에 제가 적응을 해야 했어요.
그렇지만 그 고민과 방황을 뒤늦은 깨달음과 회고를 담은 공부와 글쓰기를 통해 풀어나갔고, 여러 좋은 제안을 받은 계기가 되었어요. 퍼블리에 3편의 유료 아티클을 기고했고, 요즘IT에도 15편 정도의 아티클을 기고했고, 인프런에서 VOD 강의를 출시했고, 코드스테이츠에서는 멘토링을, 그리고 메가스터디에서 직무 강의를 출강했어요. 이 외에도 내년 상반기에도 출강, 커리어 멘토링, 출판, 번역 등이 예정되어 있어요. 제가 깨닫고 이해한 것들을, 이제 막 이 길을 걸으려는 분들을 위해 나눌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감사한 한 해예요.
결국 인생은 알다가도 모를 일, 좋다가도 나쁘기도 하고, 나쁘다가 좋기도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새옹지마'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습니다.
데이터야놀자2022에서 발표한 내용이 생활코딩, 이라는 개발 커뮤니티 페이지에 소개되었어요. 소개해주신 분의 남겨주신 '문제정의에 대해서 더 이상 직접 알려줄 필요 없이 이 영상을 보고 감상문을 써오라고 해도 될 거 같다'라는 평가가 너무나 감사했어요. '하드 스킬은 아직 초보지만, 기획자로서 내가 본질은 제대로 파악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일하고 있지만, 지난 회사에서도 그리고 지금 회사에서도 퇴근 후의 제 관심사는 숫자를 통한 문제 발굴과 해결이에요. 그렇지만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해도 될까?라는 의구심을 품곤 했고, 한동안은 망설였어요. 그렇지만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그 덕에 자격증을 딴 것뿐만 아니라 실무에서의 역량도 같이 증가했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퇴근 후 시간을 모두 이 분야에만 집중하고자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준비할 수 있게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새옹지마'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일이 오기까지 나쁜 일이 있던 시기를 유연하게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직, 전직의 부적응으로 어려워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더 지켜보자'라는 마음으로 한 달, 또 한 달을 지내다 보니 어느새 좋은 일도 생겼으니까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구조화하고, 가설을 바탕으로 검증하고, 세상을 흑과 백이 아닌 확률로서 바라보는 사고를 통해 업무와 일상을 이전보다 더욱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이전에도 어렴풋하게 이해하고 또 무의식 중에 갖고 있던 관점이었지만, 현재 일하는 회사의 대표님을 통해 더욱 다듬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이 부분이 결국 가장 주요하게 키워나가야 할 역량일 거라고 생각해요.
제 [공부일기]의 탬플릿이 궁금하신 분들이 혹시 계실 수도 있을 듯해서, 아래에 링크를 공유합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될 수 있어 세부적인 내용은 지웠지만,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작성하는지는 충분히 참고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