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Thinking-partner가 되어주기
스쿼드의 PM을 너머 리더로서 일한 지 어느덧 7개월 차. 작년 4분기부터 스쿼드 리더 없이 분기 및 월별 과제를 제시하고, 더 나아가 올해의 연간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 다시 분기별, 월별로 이를 조정하고 제안하고 조율해 가는 과정을 함께 겸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든 생각. 과연 좋은 PM(Product Manager) 또는 리더의 기준은 무엇일까? PM이나 리더가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지표로 검증할 수 있을까?
그건 어쩌면 누군가에겐 스프린트Sprint의 완수 여부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스프린트 내에 배포한 기능이나 실험의 개수일 수도 있고, 또는 KPI의 달성여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얼마나 계획을 잘 지켰는가, 얼마나 고객에게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또 가설을 검증했는가, 혹은 얼마나 비즈니스를 성장시켰는가.
그런데 이런 외적인 지표 외에도, 어쩌면 팀원들의 업무 과정에서 생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는 Thinking Partenr로서 인식되고 또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주요한 척도가 아닐까 싶다. 결국 기획자의 손을 떠난 업무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손에서 완성되고, 프로젝트의 중간 과정에서 기획자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뿐이니까.
프로젝트의 중간 과정에서 기획자가 할 수 있는 건 팀원들이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뿐이니까
처음 스쿼드의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땐, 정확히는 팀의 OKR을 검토하고 설계하는 과정에 기존의 스쿼드 리더가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이를 내게 온전히 위임했을 때에는, 걱정도 있었다. 과연 내가 정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더 나은 방안을 알고 있을까, 과연 내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좌충우돌도 했고, 실은 여전히 모르는 게 더 많고 우왕좌왕하는 일도 잦다.
그러나 조금씩 팀원분들이 자신의 고민을 내게 가져와 의견을 구하고, 때론 내게 의지하고, 나의 조금은 어설픈 주장이나 설득에도 끄덕여주거나 같이 고민해 주는 모습을 보고 또 체감할 때면, 내가 아주 멋진 리더나 PM은 아닐지라도 아주 못난 리더나 PM 역시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나은 Thinking Partner가 되기 위해서라도 계속, 반발자국 더 앞서 고민하고, 회고하고, 관찰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