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너무 많은 기획자의 우선순위 결정법
I.C.E 그리고 Learning Value와 Brand Fit
‘이건 꼭 해봐야 해.’
‘이것도 좋은데?’
‘근데 지금 당장은 좀 무리일까?’
최근 조직이 아닌 ‘나’로서의 콘텐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럴수록 더 복잡해집니다. 본업과 가족과의 시간을 제하고 나면, 내가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많지 않거든요.
PM으로 일하던 시절의 기억과 습관을 다시 꺼냈습니다. 아이디어가 넘쳐날수록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필요하고, 이러한 고민은 PM으로 일하던 때에도 숱했으니까요. 개발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고, 목표는 아직 저 멀리에 있을 기획자 및 PM/PO라면 아래의 다섯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를 추천합니다.
1. Impact —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모든 아이디어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관심 혹은 번뜩이는 생각이 아니라, 타깃의 행동이나 인식을 실질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 타깃 고객이 그만큼 해당 문제를 명확하고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는지 따져봅니다.
아이디어 셀프 체크 리스트
-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디어인가?
- 그 문제는 고객이 충분히, 그리고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나?
- 그 아이디어는 타인의 행동이나 인식을 바꿀 요인이 있나?
2. Confidence —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까?
어떤 아이디어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당연히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가끔은 이상하리만큼 ‘될 것 같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전 경험, 관찰, 고객 반응 등을 통해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경우입니다. 실제로 제가 책을 출간하거나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경우, 대부분 그 시작은 ‘현장의 반응’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PM이 다른 사람의 리서치나 분석에만 기대지 않고 함께 동행하고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 셀프 체크 리스트
- 고객의 반응을 확인한 적 있는 아이디어인가?
- 나와 팀의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가?
3. Ease — 지금 당장 해볼 수 있을까?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에 옮겨보고 싶은 아이디어지만 필요한 노력과 자원이 너무 큰 프로젝트는, 실행이 늦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쉽게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역시 따져봐야 합니다.
물론 AI의 도움으로 많은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건 빠르게 테스트하고 배우는 구조입니다. PM으로서의 모든 시도의 목적은 단순히 '잘 만드는 것'을 너머 고객을 학습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데에 있으니까요.
아이디어 셀프 체크 리스트
- 얼마나 많은 노력(공수)이 드는 일인가?
- AI의 도움으로 더 빠르고 쉽게 해 볼 수 있는 일인가?
- 실행 후에 바로 고객의 반응,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일인가?
4. Learning Value — 실패해도 배울 게 있을까?
반드시 성공해야만 의미 있는 아이디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러 실행을 통해 배우며 조정해 나가야 할 0 to 1 단계의 제품에서는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보고요. 다만 실패하더라도 데이터, 인사이트, 피드백이 남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아이디어에는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가설과 다르다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배울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디어 셀프 체크 리스트
- 이 아이디어의 핵심 가설은 무엇인가? 무엇을 검증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인가?
- 결과 확인 및 검증을 위한 지표 혹은 방법이 명확한가?
- 성공과 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이 아이디어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5. Brand Fit — ‘내 브랜드’와 맞는 아이디어일까?
다섯 번째는 최근 개인 브랜드를 만들며 더욱 절실히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브랜드에는 철학과 비전, 미션이 있기 때문이고 어떤 아이디어나 콘텐츠는 때로 이를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자나 기획자 혹은 브랜드 담당자만 고려해야 할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크든 작든 철학과 비전과 미션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무엇을 다르게 하는데 기여할 것인지, 그리하여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지. 이게 없다면 '뭐라도 좋으니 나는 돈이나 받으면 된다'는 식의 제품이 되고 말 테고요. 그래서 어떤 아이디어가 나의 제품/서비스 혹은 콘텐츠의 방향, 비전과 미션, 철학, 톤 앤 매너와 맞는지도 때로는 따져봐야 합니다.
아이디어 셀프 체크 리스트
- 담당하는 제품/서비스의 비전과 미션, 철학은 무엇인가?
- 제품/서비스의 브랜드의 방향에 일치하는가? 혹은 최소한 반대 방향이 되진 않는가?
- 아이디어 속 콘텐츠와 언어가 제품/서비스의 언어(UX)와 일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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