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자르던 곳에서 늘 자르던대로" 자르는 고객의 사용자 경험을 생각하며
멤버십이란?
보통 오프라인 매장의 멤버십은
1.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 이름, 연령, 연락처 등. 개인화 서비스의 시작을 마련한다.
2. 해당 사용자의 구매 내역 등을 바탕으로 마케팅 용도로 사용한다.
3. 더 나아가 다지점 브랜드의 경우, 지점 무관 통합된 데이터 축적, 서비스 제공 용도로 사용한다
4.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맞춤화 시도를 한다
미용실 역시 개개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우선 배경은 이렇다
늘 자르던 곳에서 늘 자르던 대로 자르지만
종종 다른 지점/매장에 방문하기도 하고,
일일이 다시 설명하긴 귀찮은 30대 남성
- 30대 초반의 남성 고객. 이발소는 올드하고, 바버샵은 과하고, 주변에 눈에 띄는 브랜드 중 하나인 미용실에 들려 매달 3~4주 간격으로 커트만 한다.
- 이런 고객은 "늘 자르던 대로" 자른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같은 매장에서, 같은 디자이너에게.
- 딱히 엄청난 헤어 디자인 적 수요라는 게 없어서, 평소 본인 관리하는대로 맞춰서 해주면 된다.
- 다만 일이 생기면 다른 곳에서 자를 수도 있다. 다만 그 지역에서도, 평소 이용하던 동일 브랜드 매장이 보이면 해당 매장으로 간다. (굳이 다른 매장 후기 찾고, 뭐 하기도 귀찮다)
가령 나는 00동 00점에서 평소 자르지만, 그 날은 ㅁㅁ동 ㅁㅁ점에서 자를 일이 생겼는데,
이런 점들이 불편했다.
1. 새로 방문한 지점 입장에서 나는 생전 처음 보는 손님. 이전 내역이 없음
2. 내가 내 머리 스타일을 다 알만큼 섬세하진 않음. 다행히 외우도 다니는 요청사항이 있음 (가령 옆머리 9mm, 가르마는 7:3 등등)
→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상황. 설명하긴 어렵고, 설명은 들어야겠고...!!
그러나 미용실엔 브랜드 통합 멤버십이 없었다
그러나 이사를 다니며, 혹은 다른 이유로 미용실/바버샵을 몇 군데 바꿔서 다니다보니 발견한 사실은,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멤버십이란 대부분
1. nn만원을 미리 적립해두면 nn만원 + nn% 추가 사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구조. 10+1회권 같은 식.
2. 해당 브랜드에 지점이 다양하나, 다른 지점에선 사용이 불가능
3. 해당 지점에 해당 손님의 이력만 관리함. 즉, 동일 브랜드의 다른 지점에 방문시 히스토리가 없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개인화 #멤버십 #데이터
미용실도 멤버십을 기반으로 방문 고객의 특성, 수요를 관리하고,
어느 지점을 방문하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본적으로 개인 정보를 저장해두고 (회원관리)
개인별로 지점, 담당 디자이너, 방문일정, 미용 내역 등 기본 정보를 기록하고 (구매내역 관리)
두상 특이점, 헤어/두피 상태 등, 미용 수요 (스타일, 기장 길이 등) 등 저장해두고 (고객관리)
극단적으로는 샴푸 어떻게 해주는 거 좋아하는지, 별도 요청사항이 있는지, 주로 언제쯤, 어떤 주기로 방문하는지, 드라이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별도로 쓰는 제품 있는지 등 까지 개인적인 니즈를 저장해두면
→ 어느 지점을 방문하든, 그 사람의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기본 값으로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 가능
단, 한 끝 차이의 톤이 중요할 듯 하다. "저희는 이미 손님의 수요와 패턴을 알고 있지만, 알고 있는대로 해드릴까요 or 새롭게 해보시겠어요? 이전 내역(두피 상태, 관리 주기)들 보니, 요러요런거 하면 좋을 거 같아서요" 즉, 개인정보 바탕의 마케팅 정도 너머,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서비스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본사와 가맹점의 계약구조 문제라고 하기엔, 편의점의 경우 직영/가맹을 구분않고 통합 멤버십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계약구조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
그럼에도 미용실에서 멤버십을 하지 않는 이유는?
왜 그럴까, 생각해보며 미용실 사업 모델과 구조, POS 등을 살펴보니 대략 아래와 같다.
1. 미용실은 기본적으로 디자이너 중심의 '기술' 서비스다
: 데이터를 취급하여 모아둔다 한들 실제 구현하는 건 사람의 손끝에서 발생한다. 기록보다 디자이너의 '감과 실력'이 더 중요하다.
2. 미용실은 디자이너와 '수익쉐어' 구조로 계약한다.
- 미용실은 디자이너와 수익쉐어 구조로 계약한다고 한다.
- 이에 따라, 특정 고객은 해당 매장/브랜드의 손님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는 해당 디자이너의 손님이 된다.
3. 고객은 브랜드/매장을 가는 게 아니라, 해당 디자이너를 찾아간다
- 데이터가 아닌 사람의 손 끝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라는 특징, 그리고 실제 계약 구조 역시 수익쉐어의 방식으로 인해 브랜드/매장 입장에서는 굳이 다른 매장과의 통합, 브랜드 전사 통합 측면에서 고객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 즉슨, 해당 디자이너 차원에서 고객을 관리하며, 이에 따라 해당 손님의 히스토리, 성향, 개인사(시시콜콜한 대화 등)를 알고 있는 건 해당 디자이너 뿐이다.
- 극단적으로는 "원장님/실장님 따라 미용실을 옮기는" 일이 생긴다
4. 미용실의 주 수입원은 세밀한 니즈를 지닌 여성 고객에게서 나온다
- 이들은 "늘 자르던 곳에서 늘 자르던대로" 자르지 않는다
- 이들은 자신의 미용 수요를 가장 잘 아는 원장님, 실장님, 디자이너님의 실력과 제안에 값을 지불한다
- 그 값이 일반 남성의 커트 비용의 적게는 5~6배, 많게는 10~20배에 달한다 (남성커트 2만원 기준)
▶ 결국 위의 세 가지 상황으로
1. 미용실 관리 시스템은, 고객 관리보다는 디자이너 관리 (출퇴근, 정산 등) 가 우선이며
2. 브랜드/본사 차원에서 고객 데이터를 통합 수집+관리해도, 고객의 이탈로 소용이 없으며
3. 애시당초 매출 포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 고객은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고객이 아닌, 특정 원장/실장/디자이너가 관리하는 고객으로
미용실 입장에서는 구태여 전지점을 통합하여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