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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코알라 Jul 21. 2023

소설 '편의점 인간‘을 읽고



한동안 에세이만 줄곧 읽던 나는


정말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에


제목만 보고 끌리는 걸로 골라 읽게 되었다



편의점 인간..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했고


때마침 심심했던 찰나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

​​​



짧은 줄거리를 정리하자면


주인공인 후루쿠라 씨는 18년째 편의점 알바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후루쿠라 씨의 특징은 남들이 느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건데



그 예로 어렸을 때 길에 새가 죽어있는 것을 보고


전혀 아무렇지 않게 엄마에게 데려가


집에서 구워 먹자!라고 했던 일화나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싸우는데


말리려고 삽을 들어 친구들 머리를 내려친 사건이나



화내는 감정, 우울한 감정, 기쁜 감정 등등


감정에 대한 표현을 할 줄 몰라서


같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표정과 말투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둥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모르는듯했다



그런 후루쿠라 씨는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자유 의지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항상 신신당부했고 후 루크라 씨도 그에 따라


착실히 시키는 대로만 해왔다



그렇게 어른이 된 후루쿠라 씨는


더 이상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지시하지 않으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다 시작하게 된 편의점 알바에서


정해진 매뉴얼대로 손님을 응대하고


물건을 채워 넣으며 일하는 것에 안정감을 느꼈다



그렇게 해서 편의점 알바만 18년을 이어오게 됐고


연애도 한 번도 하지 않은 채로 30대를 넘기게 됐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후루쿠라 씨를 정상으로 보지는 않았다


물론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다들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걸


후루쿠라 씨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시작된다




.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진 사람, 혹은 어디 문제 있는 사람으로 보는 현실



20살에 대학에 들어가지 않거나,


취업을 하지 않고 알바를 계속하고 있거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는데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그런 사람을 보고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


이유를 묻는 것조차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참 불쾌한 일이지만...



이유를 묻고 나면 더욱 나아가


본인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거나


듣고 싶지 않은 조언까지 해준다



그렇다 보면 책 속의 주인공 후루쿠라 처럼


남들이 말하는 삶대로 살지는 못해도


연기라도 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나 역시도 20살에 대학에 가지 않아서


주변 어른들로부터 쓸데없는 조언을 들었다


왜 가지 않았냐고 묻는 건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적당한 이웃 거리를 항상 생각해두고 있는다



왜 우리 사회는 나이 대 별로


치러야 할 과제를 정해두고


그것을 제때 치르지 않으면 뒤처진 사람 또는


문제 있는 사람으로 보는 걸까...



나 또한 사회가 정해둔 치러야 할 과제를 치르지 않아


주변인들로부터 듣는 조언과 눈초리에


기분 상할 때가 많고 나 자신도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모든 걸 신경 안 쓰려면


나 스스로가 이미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걸 보여주고


주변 사람들의 그런 반응에도


전혀 요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답게 스트레스 없이 사는 길이 아닌가 싶다



편의점 인간은 내가 겪고 있는 고민과도 비슷한 주제라서


더 열심히 빠르게 읽을 수가 있었다



아마 앞으로 나이가 들어가면


해야 할 과제를 하지 않아 겪는 스트레스로


다시 한번 이 책을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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