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미니멀을 접한 건
잦은 이사를 할 때부터였다
진짜 뭐에 씌였나? 싶을 정도로
이사를 가야할 뜬금없는 이유가
자꾸만 생겨났었고
난 2년동안 7번의 이사를 했다
그러면서 난 분명 물건이
적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이삿짐 센터는 커녕
용달차도 부르지 않았는데
처음엔 그게 가능했으나
갈수록 짐이 말도 안되게 늘어났다
물론 고양이 물건도 꽤 있었지만
그걸 제외해도 물건이 너무 많았다
그때부터 미니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일단 영상부터 책까지 전부 찾아봤다
근데 그당시엔 생각보다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이 많았다
온 가구의 색깔이 통일되어 있고
정말 너무 불편할만큼.. (나의 기준)
물건이 적은 모습을 보며
일단은 그것만이 미니멀이라 믿고
따라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난 귀차니즘도 많고
물건이 적어지면 적을수록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에
영상에서 본 미니멀리스트들 만큼
물건을 줄이지 못했다
그렇게 미니멀을 추구했다가..
다시 모두 잊고 소비하며 살다가..
최근 다시 미니멀을 결심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지금 6평 오피스텔에 사는데
눈에 밟히고, 발에 밟히는 물건이 많다
집이 좁다보니 물건이 엄청 많진
않아도 자꾸 발에 걸리적 거리는데
그런 물건들을 줄여나가고 싶어졌다
두번째 이유는,
마냥 소비만을 위한 세상이 싫다
물건 마케팅과 예쁜 디자인이
날이 갈수록 발전해
당장 갖고 싶을만큼 예쁘고
당장 갖지 않으면 불안해지게
마케팅을 한다
난 그런것에 현혹되고 싶지 않다
인간이 언제부터 그렇게 많은
화장품과 옷이 없으면 살 수 없었나?
그런것들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부터
의미없는 소비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세번째 이유는
미래에 떠돌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집, 좋은 차 다 필요없고
그냥 이 지구의 갈 수 있는 곳은
전부 경험해보고 새로운 음식
먹어보며 많은 추억을 가지고
죽어야 할 때 떠나고 싶다
네번째 이유는
이건 제일 처음 말한 것과
연관이 되는데, 물건이 주는
불편함이 싫다
원래는 이런 인식이 없었는데
자꾸 이사를 다니면서부터
많은 물건은 나를 불안하게 한다
왠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
많은 것들이 나만 바라보는…
그런 불편함이 든다
다섯번째 이유는
인간관계다..
요 몇년 인간관계에 대한
현타를 크게 크게 맞아
인스타고 카톡이고
모두 탈퇴하고
잠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우리나라에선
모든게 카카오랑 연결이
되어 있어서 되게 불편했다
그래서 카톡은 다시 한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관계는
모두 쳐내버렸지만…
앞으로 새로 생겨날 인간관계도
미니멀하게 잘 정돈해두고 싶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미니멀을 결심했다
사실 거창한듯 말해도
제대로 된 실천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블로그는 오래전부터
내 옆을 떠나지 않고
낡지 않는 일기장 느낌이라
내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블로그에 담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