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찾아 떠나는 동네 산책

by 서람


미니멀 관련 책을 보다가

유럽의 사람들은

가끔 거창한 꽃을 사서

장식하기 보단


길에 핀 들꽃으로

식사 자리를 꾸민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지금껏 집을 장식할땐

꼭 꽃집에서 생화 다발을 사던지

잘 만든 조화로 장식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래 꽃을 꼭 비싼 돈 주고

구매할 필요는 없구나


길에 핀 들꽃도

결국 꽃이다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비록 모양세가

화려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내 인생과도 닮아 있어서

더욱 끌리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그 날 저녁

가위와 신문지를 들고

길에 아무렇게나 핀

들꽃을 찾아 다녔다


그러면서 왜인지

게임 속에서 직업을 얻은

캐릭터가 연상되어서


나는 지금 ‘들꽃 수집가‘

라는 직업을 얻기 위해

레벨을 쌓는다! 라는 생각으로

더욱 즐겁게 꽃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날이 급격히 추워진 탓인지

불과 1~2주전 보았던

그 노란 들꽃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분명 한 무더기씩 피어 있었는데..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곳곳을 살피니

아직 지지 않은 들꽃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나는 꽃 줄기를 조심히 잘라

신문지로 감싸서 집에 돌아왔다

(꽃 줄기를 자른다는게

왠지 미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집에 데려와

높이가 긴 컵에 꽂으니

꽤나 그럴싸했다


게다가 작은 흰 꽃에서는

제대로된 꽃향도 폴폴~ 났다!


구매한 것보다는

모양새가 한참은 떨어져도


나에게는 재밌는 추억과

’들꽃 수집가’라는 타이틀과

(스스로 부여한거지만ㅎㅎ)

칙칙한 집안을 조금이라도

밝혀주는 멋진 꽃들이다


그동안 나는 뭐가 됐던

일단은 돈을 써서 살 생각만

했지 이렇게 길에서.. 자연에서

얻어볼 생각은 못했다


그리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것들에도

아름다움이 숨어져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던 좋은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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