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것이 중요하다.

by 윤슬



지난주



엄마가 오셨을 때 엄마만의 블로그를 개설해 드리고 사용 방법을 알려드렸다.



"엄마가 좋아하는 꽃 사진도 올리고, 짧아도 좋으니 그날그날의 마음도 사진 아래 같이 기록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오래전 멈춘 일기를 다시 쓰게 되신 건 아니더라도, 엄마는 일주일째 자신이 손수 키우고 찍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꽃 사진들 아래 그날그날의 생각들을 곁들여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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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모님이 다녀가셨다.


편도 두 시간, 왕복 네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니고 있는 정신과만을 맹신하시는 엄마 덕분에, 두 분은 가끔 오직 약을 타기 위해 고생을 사서 하시는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이미 지난주에 몇 박을 머물다 가셨기에 사위 불편할 거라는 말을 앞세워 당일에 약만 짓고 돌아가셨다.



"아빠. 우리 집에 가서 좀 쉬다가 밥도 드시고 가세요."

"바빠. 가서 또 볼일 봐야지."

"그럼 커피라도 한 잔 드시고 가세요."



너무 이른 시간인지라 주변의 카페들은 모두 오픈전이었다. 하는 수 없이 병원 일 층, 24시 마트 안에서 커피를 마셔야 했다. 일렬로 창문을 바라본 의자에 부모님과 나는 나란히 앉았다.



"미혜야. 엄마 오늘 어때? 예뻐?"

"오늘 왜 이렇게 예뻐? 역시 인물 하나는 어디 가도 안 빠져 우리 엄마. 그렇죠 아빠?"



몇 년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쨌든,

그녀가 화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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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걷는 길-




웃는 날이 있다면, 우는 날도 있고

우는 날이 있으니, 웃는 날은 더 기쁘다.


우리는 지금 웃고 있다.

그래. 그것이 중요하다.


이미 울어버렸던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 웃고 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그녀가 글을 쓴다.

그녀가 화장을 했다.


그녀는 희망을 쓰고,

생명을 치장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꽃이 되어

내게 왔다.


내일 다시 울걸 알더라도

나는 지금 웃고 있다.


그래. 그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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