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금의 파동

by 윤슬




당신이 지났을 길 위를 밟아

성실히 자욱을 덧댄다.


세월의 풍파에 쓸린 흔적에도

본능적으로 닮은 걸음걸이가

고단했을 당신을 가늠한다.


서른일곱 줄의 나이테를 가진

당신의 옅은 자국 위를 살며

때때로,

작아진 당신의 어깨를 그린다.


이따금, 흘리지 않고 삼켜버린

한 모금의 파동은

내 눈동자를 걷던 당신을 불러 세웠고


멈춰 선 뒷모습은 물결치듯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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