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줍다

단풍잎

by 윤슬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사계를 모르고 산다.


한 계절의 꽃이 어떻게 피고 지는지

사계절 식물은 어떻게 오고 갔는지

계절이 없던 이는,

시간의 속에 갇힌 이는 알 리가 없었다.


고속버스 역방향으로 달려오던 절경 속에

문득문득 올려다본 저 산만이

산발한 머리를 빗겨 다듬거나 색색이 물들여

계절의 힌트를 흘렸던 기억만이


계절마다 생김을 눈에 담고

사계가 피고 지는 순간을 만지는 당신은

이미 여물어 갈 채비를 마친 사람.


이제야 한 계절을 눈 여겨 담아 본 이가

눈 안에 든 가을을 뒤져 잎 하나 주워 보니

잎을 타고 뛰어내리던 시린 이슬 한 방울.

계절을 줍던 이의 위를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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