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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왜

- 메뉴팩트커피

by 넷마인



콜드브루.

이름 때문인지 주로 차게 먹게 된다. 커피를 잘 우려내려면 어느 정도의 기술과 시간이 필요한데, 더치커피라고도 불리는 찬물로 내린 커피들은 시간쪽에 비중을 압도적으로 많이 둔다. 음식은 어찌되었던 정성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나는 듯. 한 방울씩 떨어지는 커피원액을 보고 있으면 뭔가 편안해진다. 6시간 이상 2초당 한 방울씩 어김없이 떨어져 주는 안정감. 그 한 방울 한 방울마다 미세하게 맛이 다를 것이지만 마침내 모두 한 병에 모여 완성되겠지.


작은 물방울 모양을 보면 눈물이 연상된다. 흘러내리는 게 아니라 슬픔을 오래 참고 머금었다 떨어지는 한 방울. 그래서 값비싼 보석들이 물방울을 닮았나 보다. 나는 보통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예요. 어렵고 힘들게 이 모습이 된 것이예요. 라는 것이겠지.



비좁은 카페는 대부분이 커피 추출기구들로 채워졌고, 사람들은 불편하게 서있거나 앉아있지만 기꺼이 저 아름다운 방울들을 마시고자 기다린다. 나도 기다린다.... 매장안에서 마시는 시간은 10분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 공간이 아쉬운 건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인지, 추가로 다시 주문하고 기다려 테이크아웃으로 받아들고 나왔다. 맛있었다고 충분히 카페에 전달하고 싶어서였나보다.


슬플 때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술을 마시겠지…. 그런데 슬프기 직전 아직 견딜만 하다면, 조금 더 힘을 내려고 기분을 전환하고 싶다면 생각날 것이다. 눈물을 닮은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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