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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들의자 Sep 23. 2022

#8. 구성원의 성장을 외면하는 팀장이 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겪어온 다양한 리더들의 군상을 통해 '타산지석'의 사료를 써봅니다

업무를 통한 구성원 육성은 리더의 기본 자질이나,
기본조차 관심 없는 리더도 많다.


 일을 통한 육성은 구성원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 팀은 일에 대한 업무분장조차 불분명하다. 그때그때 팀장의 필요에 따라 구성원들이 하는 업무가 달라진다. 업무 경험이 누적되고, 작은 성공 경험을 체험하면서 전문성을 축적할 기회조차 없다.


 원칙 없이 달라지는 업무에 그때그때 일을 쳐내기에 바쁘고, 업무의 퀄리티가 올라가거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어려워진다. 분기별, 반기별, 연간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내가 만든 성과가 무엇인지, 내가 한 성공경험은 어떤 것인지, 내가 얼마나 성장해 온 것인지 구성원들은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교육 훈련도 구성원을 육성하는
좋은 수단 중 하나다.

 연초 각 사업부에서는 단기, 중장기 교육을 보낼 구성원을 추천받는다. 추천 권한은 소속 팀장이 갖되, 각 팀에서 추천된 인원들은 사업부장(임원) 1차 심의, 전사 인재위원회 2차 심의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각 부문에서 유망한 구성원들이 추천되고, 그중에 20~30% 정도 인원만이 최종적으로 선발 교육의 기회를 갖게 된다.


 교육 기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1인당 지원받는 교육비용이 1~2천만 원에 달하고 실제 직무별로 받게 되는 교육 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른 계열사에서 선발된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교육이라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기도 좋다. 회사에서 성장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교육 과정이다. 또한, 리더들 입장에서도 구성원을 동기 부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느 소속 구성원이 교육에 선발됐느냐는 리더의 역량 척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김대리 이번 교육과정 내가 특별히 신경 써서 추천해 주는 거야,
근데 될지는 모르겠다.

 매년 1월이면 우리 팀장은 다른 리더들과는 다르게 구성원 추천을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 이번에 '우리 팀에 김대리를 특별히 추천하려고 하는데, 좋은 기회니까 김대리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는 사족은 덤이다. 평소 팀장을 마뜩잖아하던 구성원들도 교육 추천은 좋은 기회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선발 과정 기간 동안 더 열심히 일을 하고는 한다.


 그러나 매년 요란하게 생색내가며, 추천받은 구성원들 중 실제 교육에 선발된 인원은 없다. 확률상 20~30%이고, 나름 회사에서 실적도 좋은 부서임에도 번번이 미끄러진다. 들리는 후문에는 팀장이 추천만 해놓고 전혀 케어를 하지 않아 그렇다고 한다.


 사업부장, 인사팀장, CHO 등 심사 권한이 있는 인원들은 심사기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의 부탁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 구성원이 이러이러한 성과를 내고 있고, 향후 조직에서 성장하기 위해 이번 교육 기회가 정말 중요하다', '현업에서도 좋은 인재로 잘 키워낼 테니 인사에서도 꼭 신경 써줬으면 한다'는 내용들이 오고 간다.


 하지만, 우리 팀장은 추천서에 사인을 해준 것만으로 본인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기대에 부풀어 1월을 보낸 구성원은 선발 결과가 나오는 3월이면 근로 의욕이 현격히 저하된다.  


구성원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이다.


 일을 통한 육성을 할 줄 아는 팀장이 되자. 구성원들이 작은 성공경험 축적을 통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자. 육성과 성장에 대해 구성원과 주기적으로 피드백 하자. 교육기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성장 기회를 만들어 주자. 구성원 육성이 나의 역할임을 아는 팀장이 되자.




리더 평가 좀 잘 부탁해,
이번에 글로벌 리더 교육 선발에 중요하대.

 

 2년마다 선발하는 글로벌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시즌이 돌아온 모양이다. 1년간 해외법인 4곳을 돌며 연수를 받는 '리더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구성원들의 리더 평가가 반영되기에 아침부터 팀장은 구성원들에게 평가 점수를 신경 써달라고 독려한다. 내적 갈등 끝에 그래도 '기왕 우리 팀에서 가면 좋지, 오래 안 봐도 되고'라는 심정에 괜찮은 평가를 줬다. 아마 다른 구성원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올해도 지박령처럼 자리에 남아있다. 아마 그의 상사는 우리와는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다. 구성원을 육성하지 않는 팀장은 경영진도 육성할 생각이 없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이미지 출처:Photo by Jungwoo Hon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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