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

-소월삼대목 11-

by 김병주

울타리 안에 벌레가 기어간다

다시 보니 봉황이다

지붕에 계속 볕이 얹힌다


작은 사람이 궁에서 나와 살았다

서남쪽으로, 좇아보려 해도 길이 심하게 놓여 못 따른다

지금도 사람은 그 동네에만 겨우 산다


벽마다 켜켜이 전광판을 두르고 섰다

발등에서 정수리로

거리의 뿌리가 마른다, 자꾸만 근지럽다


현판은 기왓장보다 먼저 달아났다

울던 사람은 제자리에 눈발처럼 가만히 쌓인다

습한 행인들 발걸음 사방에서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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