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삼대목 21-

by 김병주

우리는 깨어나야 할 의무를 진다

내일을 살지 않으려면 깊은 꿈속으로 들어가

움직여야 한다, 땀이 흐르도록

더 깊은 곳으로 발을 끌어


꽃을 꺾는다, 딱 한 송이

파란 꽃은 손안에서 검은 물이 들고

뿌리의 감각을 느껴본다

오래 마른 줄기를 밟다보면


모든 길이 돌 속으로 이어진다

돌마다 글자를 아로새겨도 이내 빛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밤의 밑바닥에서

반딧불 마냥 집요하게 밝아오는


빛을 피해 한 번쯤은 눈을 감아야

깨어날 수 있다, 아침이 밤보다 입이 무거워

잠자리에 땀이 수북하게 쌓였다

오늘 한 발 더 깊은 곳이 나를 내딛고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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