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심한 동기에게

-소월삼대목 23-

by 김병주

네 잘난 민주주의는 미친개처럼 피를 내뱉고 자랐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배부름에

온몸 가눌 수 없어

귀족처럼 내어뱉는 구토

언제 빠질지 모르는 썩은내를 바닥에 새긴다

재 오른 하늘에 교통 사이렌

목뼈가 모자라 하늘 올려보기 힘든 우리는

앉아있다, 서있음으로 앉아

있다, 놀라서 짖어대는 일은 잠시 두고

기억나는 사이렌 리듬대로

속이 울컥울컥할 때까지 서로 사방에서 부대낀다

눈앞에 닥친 네 잇몸이

네 눈시울보다도 충혈돼 있다, 나는

눈을 감는다

목구멍이 근질근질하다 도로 잦아들고

누구도 누군가가 되지 않는다

이제 내 발은 장식이다

밀린 대로 들어가도

밀린 대로 나오질 않는다

놀랄 일도 없으니 기쁘지 않은가

재 오른 하늘이 시꺼매지면

너는 집에 가 잠을 자고

나는 무덤가에 똥오줌을 지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침 뱉기 위해

네 발자국이 내 발을 못 밟게

아무것도 안 하고 나는 떠날 것이다

너는 기약 없이 곤히 자고

나는 네 밥을 훔쳐먹은 땡중처럼 돌기로 하자

목이 상할 때까지

몸이 성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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