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삼대목 3-

by 김병주

남쪽에는 혀가 있다

아직 남은 사람의 혀

아직도 서 있는 사람의 혀

가난이 혀 밑바닥으로 차오르고

굶주림이 혀 위로 얹힌다

나는 혀 위에 기름을 칠해본다


고기 냄새 맡은 들개가 혀를 내밀고

혀끝에서 뿌리로 걸어간다

혀끝으로 간신히 선 사람

혀뿌리에 가 눕는 들개

말 마친 혀가 떨어진 기름처럼 굳는다

혓바닥이라는 것은 사실 지붕이다


혀를 놀리면 밥을 올리지 못하는 법

주린 사람이 주저앉힌 혀

오늘치 가난을 받아든 혀

남김없이 기름칠한 혀가 물 위에 뜨고

들개가 마지막 남은 내 혀를 낚아채간다

혀 밑바닥이 혀 위를 먹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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