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삼대목 65-
얼굴 몇 번 본 적 있어
더 멀어진 사람 장례식에
수육이나 먹으러 들렀다
그뿐이다
해가 져야 이뤄지는 약속
벽 뒤편에 그림자 흉내 내는
조문객 대여섯 구두 소리
무시하고
보조 맞춰 바짝 붙어온
봉분처럼 눈동자 둥근
어둑시니 손목 발목
얼어들면
절도 하는 둥 마는 둥
후련하게 들이붓는 소주
잠재워야 할 것들 모두
잠재운다
나는 간신히 나를 배신한다
김병주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시와 에세이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