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소월삼대목 7-

by 김병주

봉우리는 자기가 봉우리인 줄 몰랐을 거다

바람맞던 능선에서 그저

어깨 맞댄 이웃들보다 하루 덜 깎여나갔을 뿐인데

눈 아래로는 온통 사람

어제의 이웃들은 그를 올려다보고

이제 바람은 그에게 가장 강하게 분다

발치에 선 사람들도 어깨를 한데 모으고

옹송그린다, 하루 덜 무뎌지기 위해

봉우리도 헛헛하여 위를 올려다본다

고개 드는 속도로 달이 떠오르면

한밤중에 문득 깨닫는다

능선이란 어깨들을 딛고 서서

발치의 사람들이 같은 곳을 올려보고 있어서

하늘을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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