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거울

-소월삼대목 6-

by 김병주

나무들 모여 서있다

어느 날은 그렇게 보인다


기둥들 일렬로 모여선 꼴이

군인들 생각을 나게 한다

짓밟힌 가슴팍에 숨이 차다


그런가 하면 어느 날은

잎 붙여둔 가지들이

팔 벌린 품을 떠올리게 한다

숨이 차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뿌리는 땅밑에서부터

지표를 위로 다지고 있다

그 위에 사람도 하늘로 짓눌리고 있다

사람은 청보리가 못 되어

싹이 나질 않는다


모여선 나무들은 날마다 보고 있다

숨소리 안 들리고

사람 혼자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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