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의 창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면, 꼬인 일도 술술 풀린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세계관은 소통의 으뜸 관점이다. 상대는 나의 스승이다

by 정유지

사물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의 시각에서 자신을 돌아보다

소통을 위한 꽃다발

당신 위해 내놓다

- 정유지의 시, 「역지사지易地思之」 전문


오늘의 화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라’는 고사성어로,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조금 더 그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보면 꼬인 일도 쉽게 술술 풀립니다. 역지사지 세계관은 소통의 으뜸 관점이며, 상대는 나의 스승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통 코드입니다.


“겨울이 다른 곳보다 일찍 / 도착하는 바닷가 / 그 마을에 가면 / 정동진이라는 억새꽃 같은 / 간이역이 있다. / 계절마다 쓸쓸한 꽃들과 / 벤치를 내려놓고 / 가끔 두 칸 열차 가득 / 조개껍질이 되어버린 몸들을 / 싣고 떠나는 역. / 여기에는 혼자 뒹굴기에 좋은 / 모래사장이 있고, / 해안선을 잡아넣고 / 끓이는 라면집과 / 파도를 의자에 앉혀 놓고 / 잔을 주고받기 좋은 / 소주집이 있다. / 그리고 밤이 되면 / 외로운 방들 위로 / 영롱한 불빛을 다는 / 아름다운 천장도 볼 수 있다. // 강릉에서 20분, / 7번 국도를 따라가면 / 바닷바람에 철로 쪽으로 / 휘어진 소나무 한 그루와 / 푸른 깃발로 / 열차를 세우는 역사, / 같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라는 글은 김영남 시인의 시 「정동진 역」 전문입니다.


바다가 그리운 날입니다. 창을 열면 금방이라도 바닷바람이 들이닥칠 것만 같은 김영남 시인의 작품 <정동진 역>을 인용해 봤습니다. 우수와 낭만이 교차하는 날입니다.

현재 살아가는 우리들을 일컬어서, 바다, 강, 산 등의 낯선 풍경을 그리워하는 모던 세대라고 합니다. 모던 세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인간의 존재적 자각을 구가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찾게 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졌다 해도 실상은 인간 본연의 휴머니티(Humanity)도 더불어 충만되는 것이 아니지요. 오히려 이웃에게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들도 있겠지요. 인성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볼 때, 역지사지적 입장을 추구하는 습관, 나와 '다르다'라는 현실을 스스로 받아들일 때, 심성이 충족되어 배려의 철학이 몸에 풍기게 됨으로써, 비로소 우리 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거듭 태어나겠지요. 신라 귀족 화랑들은 명산대천을 찾아 심신을 수양하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함양했다고 합니다.


일상의 잡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화려한 외출, 깊은 사색의 멋진 여행되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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