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늘

by 여설

이제는 계절이라는 단어가 어긋난 퍼즐조각을 맞추는 듯한 느낌이 들어온다.

모양은 얼핏 맞아 보이지만 퍼즐이 종이가 아니라 철로 만들었는지

모난 부분이 있으면 맞는데도 맞지가 않는다.


오늘의 하늘도 이와 같았다.

구름은 많고 푸른 하늘은 청량하지만 태양이 비추지 않는 내가 볼 수 있는 최대 한에는

먹구름이 바람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저렇게 얇게 붙어있는 먹구름은 어째서 바람에 흩어지지 않는 걸까?


뭉게구름에 들어가지 못한 하얀 구름조각들은 바람에 흩어져 사라져 가는데도 말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입 밖으로 내려앉는다.

시원할 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무겁게 뱉어진 한숨은 누군가 봐 달라고 소리까지 함께 앉았지만

금세 땅속을 뚫고 들어갔다.


아무도 듣지 못했을 거다. 아마도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나 맑고 청량한 하늘에 굳이 먹구름만을 바라보는 것이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땅바닥으로 들어가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남들에게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라도 지나가면 이유도 모르게 고개를 저어 괜한 생각이라며 지워버린다.


지워버려도 되는 생각일까?

저 먹구름을 흩어지게 해야 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마음에서 일어난 숨을 다시 한번 쉬어야 하지 않을까?

의문에 의문에 고민에 고민을 이어가면 한순간 멍해진다.


그때 문득 깨닫는다. 답을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이다.




오늘은 어땠습니까?

감정이란 단어하나만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습니까?

긍정이나 부정이란 단어로 묶어진 시간이었습니까?

추억이란 단어로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엮어진 시간이었습니까?

누구를 위한 시간이었을까요?

누구를 위한 오늘이었을까요?

하늘은 마음도 모른 체 푸르기만 하고

마음은 하늘도 모른 체 땅이 꺼지라 숨만 뱉어내고 있네요.


근데도 정말 잠깐만 돌아보면 오늘은 '괜찮았습니다.'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바람을 뱉을 잠깐의 여유도 있었습니다.


하얀 구름만 보아도 좋았지만 저 멀리 있는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시선도 있었고

아무도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보던, 생각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오늘은 오늘이고

나는 나인데 말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대해서는 오직 순간적인 '있다'가 있을 뿐이며, 다음 순간부터는 영원히 '있었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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