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동료들과의 대화, 나의 부재

by kito

오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팀 티타임 시간이 잡혔다.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은 업무 이야기, 가족, 친구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풀어낸다.

나는 말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다.


어릴 때부터 나를 이야기하는 건 익숙하지 않았다.

마음속 내 의견을 말하고 기분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현실 속 나는 언제나 나를 숨겨왔다.

그래서인지 이런 자리가 불편하다.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할수록 나는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다.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돌아오기도 하고,

누군가 한마디라도 해보라고 부추기면 그저 웃고 만다.


자연스럽게 감정 표현하는 동료들이 부럽다.

나는 표현 하나에도 많은 생각과 연습이 필요하다.

차라리 업무적인 일이면 마음이 편했다.

사실 그대로, 정리된 것만 전달하면 되니까.


하지만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고

그 감정을 표현하는 건 내게 너무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감정을 정리해서 말하지만

나는 감정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일 테니까.


오늘도 정리하지 못한 감정들이 쌓여만 간다.

그중 무엇을 말해야 할지 고르는 거조차 버겁다.


예전에는 어울리기 위해 애써본 적도 있다.

내 진짜 감정이 아닌 그럴듯한 말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짜 이야기 속 진짜 나는 점점 사라졌다.


때로는 쌓여있는 감정이 너무 무거워

동료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지 못한 적도 있다.

단순히 커피 한잔의 시간일 뿐인데도

나는 미안한 감정을 하나 더 쌓고 만다.


[감정 기록 질문지]

● 대화 속에 ‘나’가 사라졌다고 느낀 적은 언제인가요?

●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요?

● ‘나답게’ 말하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Title Card_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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