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다. 교복이 바뀌었다. 고등학생이 되었다. 읍내에 위치한 고등학교는 비록 건물은 낡았으나 비교적 크기가 확장된 것은 사실이었다.
학급을 배정을 받았다. 낯선 인간들과 친해질 수 밖에는 없었다. 와중에 꽤 설치는 인간이 있었는데 수장의 앞잡이 역할을 수행하는 녀석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 나는 피해자의 역할을 수행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시기는 짧았거나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경우가 달랐다. 비교적 장기간 피해자가 될 수 밖에는 없었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피해는 비교적 상이한 방식으로 애꿎은 불특정의 소수 및 다수에게 증오로 발현이 되었다. 즉각 발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앞잡이는 동급생이다. 그는 미남자다. 이성과 곧잘 어울렸고 동성들과 막역했다. 나는 앞잡이에게 인간적인 관심은 있었으나 열등감을 지니지는 않았다. 그저 내 기준에서 독특한 인간으로 치부를 하기로 했었다.
그러건 어느 날, 친분이 없었던 시기에 앞잡이가 내게 간단한 부탁을 했는데 자기가 담당하는 학급의 임무 즉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 일부를 한 번만 대신하여 버려달라는 부탁이었다. 처음에는 기꺼이 응했다. 이후 이러한 현상은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부탁은 지시가 되었고 지시는 명령이 되었다. 결코 본인이 가해자가 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상태였다.
길을 잃었다. 갈피를 즉각 찾는 것은 무리였다. 과거의 가해자는 피해자로 전락을 했다. 새로운 권력자가 군림을 하고 있었다. 증오에 사무쳤으나 발현이 될 수 없었다. 그저 인내를 했다. 확실한 것은 현재 나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는 사실이다. 누구에 의해서? 동급생인 수장과 그 수장을 호위하는 또 다른 동급생 앞잡이에 의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