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나는 노상 조급한 축에 속하는 것 같다. 독서를 할 때의 경우를 예로 들면 딱딱한 음식을 잘근잘근 씹어서 먹는 것처럼 독서를 하는데 혹자가 내 곁에 스리슬쩍 다가와서 이렇게 묻는다면 - 당신은 도대체 왜 그렇게 성급합니까? - 나는 굉장히 난처할 것 같다.
미리 밝히고 싶은 부분이지만 성격이 급하지는 않다. 이러한 사실은 명백하다. 이번 경우는 굳이 예를 들지는 않겠다.
하여튼 나는 간헐적으로 배후를 돌아보는 습관이 현재까지 있다. 순간마다 인간이나 금수는 없다. 그러나 조급함과 동시에 조바심도 사라지는 경우가 없다.
마치 어머니는 내가 준마라도 된 것처럼 말한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그래서 충실하게 어머니의 말씀을 이행하면 어머니는 머지않아 어느 사이에 기름칠을 해놓은 뻑뻑한 채찍을 내 앞에서 어루만진다. 어머니는 도구를 휘두르면서 호령하는데 그 때 나는 고통을 더욱 크게 느낀다.
조금은 스스로 여유를 지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름 간절하게 바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