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by 고대현

깔끔하지 않았다. 나와 상관이 없는 음식들이 내 손에 의해서 분주하게 옮겨지고 있었다. 인간들은 하나 그리고 둘 늘어나고 있었다. 나와 상관없는 인간들은 나에게 무리하고 무례한 요구를 하지 않았으며 나는 그들을 굳이 오랜 시간을 쳐다보지 않았다. 비교적 내 곁에 가까이 있었던 인간은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으나 나는 관심이 없었다. 내가 속한 집단에서 직급이 높은 인간 몇 명은 나를 귀찮게 만들었으나 나는 개의치 않으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나와 실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인간들이 늘어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특정 인간이 나에게 나무라지는 않았으나 당신이 지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지적에 가까운 말투로 언행을 시전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싶지는 않았으나 그렇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행위를 하니까 상대방도 만족스러웠는가 싶어서 자기 할 일을 말이 없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나는 또 다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덩치가 있는 편에 속했지만 굉장히 친절했던 이성이 나에게 신상 관련하여 질문을 했다.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정직하게 대답을 했다. 귀찮지는 않았으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피곤하지는 않았으나 무의미함에 가깝다고 생각을 했다. 질답이 끝나고 나는 또 다시 똑같은 자리에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곁에 있는 이성은 나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나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있었으나 나는 그저 웃고 있었다. 상대방은 내가 웃고 있는 모습을 차마 확인을 할 수 없었으나 나는 분명하게 웃고 있었다. 왜 이렇게 복종에 가까운 언행을 시전하고 있을까? 나는 웃고 또 웃고 또 웃는 순간에 겉에 두르고 있던 옷을 벗을 수 있었다. 겉옷이 벗겨진 순간 이전부터 나하고 밀접하게 관련이 없는 인간들이 나에게 뭐라고 지껄이고 있었으나 나는 듣지도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똑같은 말을 반복했으나 나는 그들의 말을 이행해야 할 이유가 하등 없었다. 그들은 웃고 있었으나 나는 웃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나에게 내일을 기약했으나 나는 그들과 내일 만나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익일이 도래한 순간에, 나는 그들을 만나지 않았고 다시는 만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이 아닌 확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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