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by 고대현

나의 복부를 흉기로 찌르거나 쑤시고 난 뒤 시간이 지나고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노력을 가한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때가 도래하는 순간마다 거절한다. 피를 흘려서 대로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병원을 향하지는 않는다. 타인에게 내가 현재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가더라도 나의 피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방은 모른다. 알 수 없다. 이것은 내적인 고통이며 사적인 고통이기 때문이다. 타인은 나의 고통을 모른다. 나도 타인의 고통을 절대 알 수 없는 것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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