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난삽하다

초등학교 - 시작

by 고대현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는 어떤 이성과 친해질 수 있었고 그와 어울려 노는 것이 즐거웠다. 어느 날은 청소 시간이었다. 우리는 둘이서 다른 녀석들도 있었지만 청소를 하다가 잠시 도구를 내려놓고 웃고 떠들었다. 나는 먼저 상대에게 장난을 쳤다. 그리고 도망갔다. 상대는 나를 쫓았다. 나는 달리다가 막다른 곳에 맞딱뜨렸다. 나는 그 곳이 큰 벽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배후에서는 웃으면서 상대가 쫓아오고 있었다. 나는 초인적인 힘이 있는 줄 믿었다. 벽을 힘껏 밀었다. 배후에서 웃으면서 오던 아이는 웃음이 멈췄다. 자세히 보니까 내가 보고 밀었던 것은 벽이 아니라 유리로 된 문이었다. 유리는 와장창 깨졌고 나는 손에 파편이 박혔다. 피가 흘렀으나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몇몇 학생들은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태연했다. 하지만 꽤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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